5장 3화
결혼생활의 후반전(결혼생활 20년 이상),
황혼이혼 예방법
『아내는 혼인 생활 32년 차의 중년 여성이었고, 남편인 남편은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 후 중소기업 관리자로 재취업한 상태의 전형적인 중년 부부의 모습이었다. 자녀들은 명문대를 졸업하여 대기업에 취직하여 어찌 보면 걱정할 것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아내는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이혼 사유는 평생 이어진 권위주의적인 남편의 태도와 무관심, 무시였다. 남편은 혼인 기간 내도록 바깥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격려가 없었고, 항상 재촉하고, 자기 일을 이해 못 한다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아내는 너무 힘들고 속상해서 “제발 나한테 친절하게 해 달라. 나 너무 힘드니 우리 같이 부부 상담이라도 받아보러 가자”라고 했지만, 남편은 이를 무시했다. 결국 아내는 남편과의 혼인 생활이 더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이혼소송을 결심했고, 아내가 원하는 대로 이혼 및 위자료, 재산 분할 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소송이 마무리되었다. 재판부도 아내가 힘들었던 사정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남편의 유책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결혼생활의 황혼기는 아내들의 갱년기 시기와도 맞물린다. 이 시기에는 아내들이 호르몬의 영향 등으로 심신의 극심한 변화를 겪으며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동안 힘들게 살아온 세월에 대한 회한과 원망, 그리고 어떻게든 보상받고 이 상황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된다. 그래서 이혼이라는 단어까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 언급된 부부의 경우도, 남편은 처음에 소장을 받고, 소송을 수년간 진행하면서도 “나는 왜 이혼소송을 당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뭘 그렇게 잘못했다는 거냐. 평생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해서 돈 벌어다 준 것밖에 없는데, 갑자기 이혼이라니! 인정할 수 없다”라는 태도였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었다. 조금만 아내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었다면 보다 상황의 심각성을 빨리 받아들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도 소송의 초기에는 약간 아내의 입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이 정도 사유로 이혼을 하겠다는 것이냐”는 인상이었다.
그런데 여러 차례 변론기일과 가사조사, 조정, 부부 상담 등의 절차를 지나면서 부부의 대화 패턴, 태도, 표현력 등을 종합하여 혼인 파탄의 원인이 남편에게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가 그러한 판결을 내린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도 아내에게 공감해 주지 못하고, 여전히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남편의 태도는 혼인 생활을 지속하기 힘든 사정이라고 판단했다. 특히나 아내의 갱년기 시기의 어려움을 나 몰라라 하고, 치료나 개선의 노력을 함께 하지 않은 남편의 잘못은 심각하다고 보았다.
실제로 아내의 갱년기 시기는 배우자와 자녀들로부터 몸도 마음도 위로받아야 할 시기임은 분명하다. 갱년기 시기의 아내를 소중히 대하고, 배려받아야 할 시기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자.
그 부분만 신경 써도 황혼이혼을 절반 아래로 감소시킬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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