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다!
요즘 자꾸 지름신이 왔다 간다.
신용카드도 해지했는데, 사고 싶은 건 어찌나 많은지..
이게 다 소파 때문이다. (애먼 소파 탓)
사연인즉슨,
1년 전 구매 후 스프링 부딪치는 소리로 한차례 교환했던 소파가 다시 말썽이다.
교환 후에도 가운데에 앉을 때마다 딸각딸각 소리가 조금 들렸었는데, 처음엔 약했던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이다.
나야 원래 소파 양 끄트머리에 앉는 게 편해서, 가운데에는 잘 앉을 일이 없었는데, 이건 애들이 앉을 때마다 딸각거리니 환장할 노릇..
오늘의 집에서 구매한 제품이라, 그쪽에 a/s 신청을 했더니 지난주에 오늘의 집 설치기사님이 다녀가셨다.
소파에서 소리가 나는 이유는, 내장된 밴딩이 늘어나서 스프링이 목재에 부딪치기 때문.
사용하면서 생기는 문제라 어쩔 수 없다고 하셨다.
1년밖에 되지 않은 소파가 사용감 때문이라니ㅜㅜ
가구는 값을 따라간다는데, 애초에 소파에 더 투자하지 않은 내 탓이다..
여하튼,
이때부터 자꾸 다른 소파에 관심이 가게 되는 게 아닌가.
그러다가
'아니지, 또 망가지면 어떡해? 차라리 식탁을 큰걸 사서 두는 게..'
하고 멀쩡한 식탁을 바꿀 생각을 하면서 여기저기 괜찮은 식탁이 있나 알아보고..
또 그러다가
'흠.. 식탁은 바꿀 명분이 영 없단 말이지. 애들이 좀 더 크면 모를까'
나 혼자 진지해져 김칫국 대잔치
여기서 끝이 아닌 게,
'식탁은 너무 큰 변화야. 하나만 할 수 있다면 차라리 음식물처리기를 사겠어'
로 넘어갔다.
밀폐력이 좋은 음식물쓰레기통이 있긴 하지만, 뚜껑을 열 때마다 음식물처리기가 살짝 생각나기도 했었지..
작년 생일 때는 제습기를 샀는데,
올해 생일은 이미 지났고.. 결혼기념일 선물로 음식물처리기를 사달라고 할까?
뭐, 이제껏 결혼기념일을 챙겨본 적은 없지만.
이건 정말 진지하게 고민된다.
일단 맘에 드는 제품은 찜해놨다.
이러니 내가 큰일이라고 할 수밖에..
정말 왜 이러는 걸까?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궁금하다.
그런데 사실 이게 끝이 아니었다는..
아무래도 거금을 지출하는 건 부담스럽고(돈은 있니? 정말 어이가 없..), 얼마 되지 않은 가구들을 바꾸는 건 말도 안 되기에, 나름 지름신과 합의를 봤다.
작은 지출은..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얼마 전부터 갖고 싶었던 모던하우스의 본차이나 식기를 구매했다.
공기 4피스 9900원
대접 4피스 12900원
꽃무늬 식기에 밥을 담아 먹다가, 오랜만에 뽀얀 밥그릇을 보니 기분이 좋다.
내겐 이 밥그릇, 국그릇의 빛깔이 마치 달항아리의 영롱함과 같아 보인달까?
이것이야말로 소확행이다.
지름신, 이제 더 이상 오지 마요~
물욕아, 훠이 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