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통과 나비>
내 별에도 바다를 만들고 싶어
커다란 드럼통 하나를 두었다
지구별 여행을 하며
한 방울 두 방울 따다모은
눈물방울이 드럼통을 가득 채웠다
한 달에 두어번
내 별이 지구별에 가까워지면
눈물방울 담아보라는 듯
수면 위로 드럼통이 떠오른다
지구별의 중력이 이토록 무거웠던가
새삼 놀란 노란 나비가
드럼통 눈물방울의 고요한 노래에 맞춰
나풀나풀 춤을 추니
위로받은 눈물방울은 빗방울이 되어
내 별에 바다를 만들고
내 별은 반짝이는 별빛으로
지구별에 고맙다 인사한다
지구별 여행을 마치고
고향별로 돌아가면
캠핑의자 두 개 나란히 놓고
우리 같이 앉아
맥주 두 캔 짠 하며
핑크빛 보라빛 물드는 바다의 태양
바라보고 미소짓겠지
지구별에서처럼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 장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