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기 전엔 미처 몰랐던 것들 13
아가였을 때 딸은 발에 관심이 참 많았다
자기 발도, 엄마 발도, 할머니 발도.
기어 다니면서 발을 찾아다녔다
발이 신기하다는 듯.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인어공주’가 생각이 났다.
목소리와 맞바꿔 가진 다리에 놀라워하고 기뻐하는 인어공주.
딸을 보며 종종 영혼 그 자체인 천사 같단 상상을 하곤 한다. ‘몸’에 들어온 영혼은 처음 가져보는 이 바퀴 같은 발이 신기할 따름인 것이다.
슝슝 바람처럼, 반짝반짝 빛처럼, 휙휙 존재하던 영혼이 열 발가락 달린 발을 가진 딱딱한 몸을 운전해 보니 얼마나 신기할까.
그러다 내 안의 영혼에게도 안부를 묻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