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준비

4. 섭섭하고 속상할 때 많을 거예요

by 상상블럭

임신을 하면 호르몬 변화로 인해 기분이 울적해지는 날이 많다.

하지만 단지 호르몬 때문만은 아니고, 몸이 힘드니 마음까지 지치는 게 아닌가 싶다.


임신 기간 동안 나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걸 느꼈다.

배가 불러올수록 신발끈 하나 묶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밥상을 차릴 때는 밥 냄새를 피해 다녔다.

심지어 자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벌떡 일어나는 건 불가능했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스스로 얼마나 초라해 보이던지, 자존감이 뚝뚝 떨어지며 기분이 가라앉기 일쑤였다. 특히 남편이 없는 날이면 혼자 바지를 입다가 끙끙대며 눈물을 흘리곤 했다.

woman-2048905_640.jpg Pixabay로부터 입수된 Anemone123님의 이미지 입니다.

누군가는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냐"라고 웃을지 모르지만, 이런 일들이 하루이틀이 아니라 10개월,

300일 동안 계속된다고 생각해 보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일이 된다.


당시 내 사회성은 왕초보 수준이라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다거나 옆집 아주머니께 인사 한 마디 건네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평일에는 남편이 회사에 간 동안 홀로 TV만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 나를 보며 답답함이 쌓였고, 남편이 퇴근해 오면 짜증 섞인 말투로 다투는 일이 잦아졌다.


하지만 예비 엄마들, 이런 모습은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지금 당신은 한 생명을 잉태하고, 그 아이를 뱃속에서 키워내고 있다.

신성한 일을 하고 있는 당신의 모습은 신의 형상과도 같다고 한다.

그러니 기적 같은 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짜증이 날 수도, 피곤할 수도, 우울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자.

무엇보다 스스로를 탓하지 말아야 한다.

yoga-2176668_640.jpg Pixabay로부터 입수된 Shahariar Lenin님의 이미지 입니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에게 해줄 수 있다면, "혼자 모든 걸 견디려고 하지 마"라고 말하고 싶다.

임신은 여자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공감이 필요하다.

꼭 남편이 아니더라도 같은 산부인과를 다니는 엄마들, 친정어머니, 옆집 아주머니 등 내 힘든 마음을 공감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이 시기를 조금이나마 더 수월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가족, 친구, 이웃 등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할 필요 없다. 가벼운 심부름이나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 임산부 커뮤니티에 참여하기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다른 임산부들과의 소통을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시키기에 충분하다.

다른 임산부들과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작은 고민이라도 나눈다면 임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 전문가의 도움 받아보기

심리적으로 불안과 우울은 단순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렇기에 타인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조차 힘들어질 때는 주저하지 말고 산전 우울증 상담을 받는 것도 추천한다.


*자신을 위한 시간 가지기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등의 현실을 잠시 놓을 수 있는 일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면 불안했던 마음이나 우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임신은 힘들지만, 동시에 아름답고 경이로운 경험이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즐거움을 찾는다면 보다 행복한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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