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준비

제 6장, 워킹맘? 전업맘?

by 상상블럭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몸의 변화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힘든 순간들이 찾아왔다.

나에게는 특히 일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컸다.

임신 기간인 10개월, 그리고 출산 후 아기가 분유를 먹기까지 최소 6개월을 더하면, 임신과 출산은 내 커리어에서 1년 4개월의 공백을 의미했다.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아이를 위해 내가 지금껏 쌓아온 커리어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Gemini_Generated_Image_g8mcfhg8mcfhg8mc.jpg AI가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이 질문을 수없이 반복하며 깊은 고민에 빠졌던 나는

결국 나의 커리어를 선택하게 되었다.


아기가 태어나서 딱 6개월 모유수유을 끝내고, 분유로 전환될때쯤

나는 이력서를 제출했고 최대한 집에서 가까운 직장을 구해 일을 시작했다.

12개월도 안된 어린 아기를 맡아주는 곳이 턱 없이 부족했던 시절이었기에 나는 집에 도우미를 불러 아이를 맡겼고, 하루 일당 10~12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내 커리어를 포기할 수 없었다.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30분정도 거리에 있던 회사를 가기 위해서

결혼전에도 해본적없던 새벽기상을 시작했다.

저녁에 아기를 재우면서 나도모르게 잠드는 일이 많았기에 나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아기가 하루종일 입을 옷, 분유,간식, 약, 도우미 이모님께 전달해드릴 쪽지 쓰기 등 육아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이후 출근 준비를 하곤했다. 다행히 남편이 아침을 챙겨줘 큰 힘이 되었지만. 그렇게 정신없이 준비하다보면 순식간에 8시가 되었고, 이모님과 바톤터치를 하고 지하철역까지 뛰어갔다.

퇴근 후에도 도우미 이모님의 퇴근 시간을 맞추기 위해 지하철에서 집까지 또다시 뛰어야 했다.

결혼 전에도 해본 적 없던 새벽 기상과 이런 숨 가쁜 일상이 매일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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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개월이 지났을 무렵,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도우미가 바뀌면서 아기의 표정과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

퇴근 후 나를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 시기 설상가상으로 이모님이 또다시 그만두게 되었고 이후 다른 도우미를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친정엄마와 시엄마의 도움으로 번갈아 가며 1주일을 버티던 중 친정엄마의 디스크 재발로 상황은 더 복잡해 지기만 했다.

결국 회사를 3개월 만에 사표를 내야 했다.


일을 멈춘 후, 나를 기다리던 건 몸살과 우울감이었다. 엄마가 필요할 때 아이 곁에 없었던 죄책감과,

거울 속 여전히 잘나가던 기획자의 모습이 겹치며 모든 상황이 비관적으로 느껴졌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나서 2주만에 몸살과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지금도 그 시기를 생각하면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시기라 자부할 만큼 최선을 다했던거 같다.

그리고 한 가지 확실히 깨달은 점이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한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육아 하나만으로도 엄마의 역할의 무게와 업무는 산더미처럼 쌓인다.

그런 육아를 견디며 커리어를 균형 있게 유지한다는 건 적어도 내게는 정말 힘든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꼭 그때가 아니더라도 일할 기회는 언제든지 내가 만들수 있었을 텐데 나는 왜 그렇게 조바심을 냈던 걸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육아가 일보다 더 무서웠는지 모르겠다


지금 나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책을 쓰고, 기획자가 아닌 강사로 활동하며, 더 큰 사업을 계획 중이다.

물론 이 일이 잘될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즐거워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 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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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을 계획하기 좋은 시기는 언제나 다시 찾아온다.

그지금 아무리 많은 시간을 고민해도 정답은 없다.

다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육아 경험자로서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5년만 지나면 아이는 엄마의 손을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된다.

그때쯤이면 엄마의 눈에도 새로운 기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지금 당장 조바심 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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