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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음 Jul 11. 2021

꽃을 산다

꽃을 산다


100번 버스에서 내려

가까운 단골 꽃집에 들러

오늘 가장 마음 닿는 꽃

신중히 골라본다


아담한 튤립 한 송이

큼지막한 해바라기도 좋고

물망초 수선화 유칼립투스 

조금씩 모은 작은 다발도 좋다


당신에게 건네려 

등 뒤로 꽃을 감추어 든 손 

같이 들려있는 공연한 걱정


쓰지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며칠 가지도 못하는 생화라는데

짐 되는 건 아닐까 가시처럼 뻗어가다


당신은 봄의 화신


뜻밖의 꽃을 받은 당신은

오늘도 가시에 꽃을 피운다


일순간 한아름 미소를 피워내 

오늘도 넘치도록 안겨준다


모든 걸 괜찮게 하는

당신과의 만남 위해


나는 오늘도 꽃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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