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친구를 가려낸다.
나의 이혼 사실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나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이혼을 결심하던 무렵, 나는 스스로 가장 밑바닥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있던 그때, 믿었던 몇몇 친구들에게 용기 내어 내 상황을 털어놓았다.
그들은 내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진짜 내 사람’이라 믿고 있었다.
그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진짜 친구들은 나의 마음을 먼저 살피려 했고, “고생했어”라는 따뜻한 말로 늘 나를 다독여 주었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언제나 너의 편이야”라는 말로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협의 이혼 1차가 끝난 날, 직접 우리 집까지 와서 곁에 있어주기도 했다.
어릴 적 친하게 지낸 동네 오빠는 자신의 동기 변호사를 소개해주며 조언과 실질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 한 친구는, 내가 매일 밤 죽을 것 같다고 울며 반복하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미안해”라는 말만 남기고 사라지려 할 때도,
“그런 식으로 연락 끊지 말아줘. 너 없어지면 내가 더 후회할 것 같아. 내가 이야기 다 들어줄게.”라며 나를 붙들어주었다.
그 친구는 자신의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내 옆에 머물러 주었다.
가족의 사랑도 컸지만, 이런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내 아픔을 가볍게 여기거나 상처를 덧나게 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오랜 시간 우정을 나눴다고 믿었던 친구 중 하나는,
내가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결혼식에 초대했고, 나는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도 “친한 친구니까” 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내 힘든 이야기를 듣기 싫다며, 갑작스레 연락을 끊었다.
그 시기에 결혼식장에 간다는 건 내게 얼마나 큰 용기였는지, 아마 그는 몰랐을 것이다.
그렇게 사람 관계는 정리되었다.
나는 이제 안다.
정말 힘들었던 그 시기, 끝까지 곁에 있어준 사람들.
그 사람들을 나는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 힘들어할 때 그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남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지 말자.
그런 마음은 결국, 다 돌아오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