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 뒤에 숨어 있던 우울의 그림자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전남편에게조차 말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결혼을 몇 달 앞두고, 시댁 문제로 매일같이 싸웠다.
그 갈등이 깊어질수록 나는 이상한 방식으로 나를 조용히 망가뜨리기 시작했다.
살을 빼야 할 시기였지만, 배달 음식을 잔뜩 시켜 목구멍 끝까지 밀어 넣고는, 손가락을 넣어 토해냈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그렇게 나는, 살도 빼지 못한 채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결혼 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떨어지면 어떤 기분일까’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혼을 하고 나서는, ‘어떻게 하면 고통 없이 죽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더 구체적이 되었다.
떨어지면 아플까? 잠깐만 아프면 되지 않을까? 목을 매면 어떨까?
살기 위해 심리상담을 받았다.
낯선 사람에게라도 내 얘기를 털어놓으면 그때만은 조금 숨이 쉬어졌다.
하지만 그 위안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가진 돈 거의 전부를 상담비로 썼다. 그리고 여전히 외로웠다.
지금도, 외롭다. 다만 이젠 ‘감당해야 한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되뇔 뿐이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쓴다.
낮에는 일하며 더 씩씩하게 굴었다.
누가 내가 ‘이혼녀’라는 걸 알게 될까 봐, 더 강한 척, 더 열심히.
밤에는 울었다.
이 우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허전하고, 여전히 폭식하고, 여전히 토하고…
아주 가끔, 그냥 다 끝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혼녀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
친구들은 각자 가정이 생기고, 연락은 뜸해지고.
가족에게는 모든 걸 말하기 어렵고.
나, 나름 참 잘 살아왔는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왔을까.
무엇보다도 나를 무너뜨린 건,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다.
나약했던 그때의 나를 몇 번이고 원망했다.
그 죄책감은 나를 여전히 짓누른다.
앞으로의 삶도 막막하다.
그래도, 요즘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조금씩이라도 내 삶을 다시 살아보고 싶어서.
언젠가는, 정말로 좋은 날이 올 거라 믿으며…
오늘도 버티고,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