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봄> 첫 번째 글쓰기 모임
소심인이 소모임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씁니다.
안녕하세요~
신청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벅벅. 다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모임장 다애입니다.
벅벅.. 하아....
안내 문자 속 문구를 여러 번 쓰고 고쳤다. 충조평판 없는 글쓰기 모임을 안내하는 문자에 수차례 퇴고가 이어졌다. 무려 ‘첫’ 모임이었다. 정원 신청 마감된 모임 시작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배의 키는 이제, 내게 쥐어졌다.
멤버 총 네 명에게 무사히 안내 문자를 전송하고 긴 숨을 내뱉었다. 참여자로 모임 시작 전에 받았던 문자에 설레었던 적이 있었기에 더욱 신중을 기했고, 보낸 문자는 어떤 마음을 만들어낼까 상상하며 되려 설레기도 했다. 첫 문자에 나의 이미지가 굳혀질까 봐 조심스러워 거듭 확인한 후에야 전송할 수 있었다. 처음 보내는 문자에도 의미를 부여하니 큰일이 되었고 네 번째 문자 발송을 하며 한 고비(?) 넘겼다.
의무는 아니었지만 필명을 쓰도록 권하였다. 모임을 신청한 이유는 말 못 할 속마음을 어딘가에 털어놓기 위함일 테니 말이다. 글은 생각을 담기에 진솔한 만남을 위해서는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게 좋을 테지. 운영규칙도 개인정보 묻지 않기와 비밀유지를 준수하도록 안내드려야겠다. 이때부터였다. 어떤 이름을 만날지 궁금해하며 모임의 모습을 그려보기 시작한 때가.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아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나눌지가 먼저겠다. 여기서부터는 철저히 나의 스타일을 따르고 믿기로 했다.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들어오면 꼭 생각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모임장을 포함한 모든 멤버들의 글을 읽는 시간, 감정과 생각을 이야기로 나누는 시간, 두 지점을 분리하기로 하였다. 글을 읽으며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고 필요하다면 밑줄도 그으며, 글쓴이는 어떤 마음일까 상상하고 감이 잡히지 않을 때는 감정카드의 도움받으면서. 글로 서로를 먼저 만나면 이야기하기 한결 편안하겠지.
공간이 정해져 있어 제한적이지만 그래도 몇 가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사항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음악.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유심히 듣는 편이다. 최근에는 (아무리 감성 음악이라지만) 큰 볼륨으로 볼빨간사춘기 음악만 튼 카페에서 책을 읽어야 하는 곤혹을 치른 적이 있었다. 카페 사장님의 음악 취향이 나와 비슷하여 좋아하던 곳이었는데 그 날 이후 유리문 밖으로 슬쩍 사장님의 여부를 체크하며 들어가기도 했더랬다. 모임에서는 튼 듯 안 튼 듯한 음악으로. 마치 꾸민 듯 안 꾸민 듯 꾸민 얼굴 같은 플레이리스트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며칠 동안 집에서 들으며 체크하여 엄선된 플레이리스트는 첫 모임 내내 틀어졌다. (똑같으면 지루하니까 셔플로 재생!)
준비는 다 된 것 같고. 자유 감정일기를 써달라고 부탁해 놓았는데. 어떤 글을 만나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