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에 대한 반성

by LOVEOFTEARS

0.



사랑은 본디 반성하고 말고 할 게 없다. 상대를 사랑이란 이름으로 옭아매고 아프게 하지 않는 한, 사랑은 언제라도 권장해야 할 감정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사랑의 형태를 정의하거나 단정 짓는 것은 조금 우매한 행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오늘 내 사랑에 대한 반성을 하고자 한다. 이 반성이 내일의 내 삶에 있어 얼마나 큰 자양분이 될지 그냥 스치는 조각이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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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은 둘이 하는 것이다. 짝사랑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사랑이고, 어쩌면 짝사랑이 더 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언급한 ‘둘이 해야 한다’는 의미는 상대가 알아차리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너를 향한 내 마음이 이 정도야. 쩔지?”



만약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그야말로 있던 정도 사그라질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과하게는 아니더라도 내 안에 있는 사랑을 알아차릴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누군가는 이야기했다. 난 그 의견이 뼈에 새겨질 만큼은 아니지만 깊이 공감한다. 나는 그걸 못 했고, 후회는 없지만 그렇다고 남은 것 또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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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내 사랑을 두고 대단하다거나, 크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누군가에게 내 얘길 털어놓으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사랑이란 것이 본디 그렇듯, 주고 또 줘도 모자라다고 느꼈다. 난, 사랑 앞에 빚진 자였고 상대에게 모자란 사람이었다. 마음속 사랑을 가득 안고 있어도 그걸 사랑이라 하지 못했다. 마치 홍길동전의 한 구절 같다.



나는 사랑이란 말을 섣불리 내뱉는 사람은 아니다. 내 감정에 솔직해질 때와, 그리고 사랑을 함에 있어서 모든 불편과 힘듦을 감내할 각오가 섰을 때, 그 때야 비로소 사랑을 인정한다. 한 순간의 동요와 떨림으로 속단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많이 더뎠다. 그러나 사실 이 같은 이유가 다는 아니었다.



그런 거 느껴봤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다들 느껴보셨으리라 짐작한다. 바라보기에도 아까웠다. 너무 아름답고 찬란해서 그 자리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께 하루에도 몇 번씩 감사를 드렸는지 모른다. 내가 부족하다, 모자라다. 이런 류의 생각 이전에 바라보기에도 아까웠기 때문에 사랑이란 이름으로 ‘소유’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역시 후회는 없으나 반성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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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항상 도와주고 싶었다. 도움이 필요한 때는 열일 제쳐두고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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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65일 그 사람을 떠올리지 않은 적이 과연 몇 번이나 될까? 거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솔직하게 고백하면 떠올리는 시간에 비해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한 적은 1:0.5 비율도 더 안 되는 것 같다. 인간은 창조주의 소유다. 창조주께 그 사람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내 뇌리 속 목마름 채우는 것보다 경히 했으니 그 사람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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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항상 돕길 원했고, 오랫동안 바라보길 원했다면 함께 할 시간을 많이 만들었어야 했다. 삶이란 것이 어디 내 마음먹은 대로 되는가?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마음먹은 대로 안 된다는 이유로 나 자신을 합리화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상대로 하여금 나를 안전하고 편안한 존재로 각인시키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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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난 그녀와 찍은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 적어도 오늘 기준에서는 그렇다. 인도에서는 사진에 영혼을 담는다고 생각해서 사진 찍기를 즐겨한다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나는 그 기준에서라면 그녀의 영혼을 담지 못한 셈이다. 물론 현재까지 내 뇌리와 내 가슴에는 아직도 잊히지 않았다. 허나 이 총기가 언제 사라질지, 그리고 내 머릿속을 언제 포맷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니까. 그 점에 있어선 깊이 반성하게 된다.



End



써 놓고 나니 고칠 건 투성인데, 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놔서 실제로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화(火)도 살짝 나고 그렇다. 뭐, 그 핑계로 글 한 번 더 썼다는 걸로 만족하련다. 이 글이 100번째 글이 되었구나.



커버 이미지와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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