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급브리핑

산타클로스와 장난감 총

네 번째 B급브리핑

by LOVEOFTEARS

<일러두기>

‘B급브리핑’ 글의 형식은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님의 ‘앵커브리핑’ 형식을 참조하여 작성했으며, 더불어 이 형식을 빌려 집필하는 것을 앵커님께 허락받았음을 알립니다.



Tears의 B급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 온누리를 사랑으로 물들게 만들 귀한 존재가 오신 날. 또 다른 의미가 있지만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이렇게 여길 날이 그렇지 않으신, 그러니까 기독교를 믿지 않으시는 분들은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여기실지 궁금합니다. 쉬는 날, 데이트하는 날, 또는 가족과 혹은 연인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날. 아니면 산타클로스의 날로 여기실 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 오늘은 이 얘길 해볼까 합니다.



산타클로스와 장난감 총



오늘 (12월 23일) B급브리핑이 고른 말입니다. 어렸을 적, 저는 산타클로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교회를 다니던 터라 ‘산타…’, 그의 존재에 대해 심취하진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동심(童心)에, 한 번은 꼭 만나고 싶던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기억에는, 제 어릴 적 성탄 풍경은 이랬습니다. 성탄 한 주 전에 트리를 꾸미고 여러 장식을 합니다. 모두가 다 그렇듯이 양말은 빠지지 않았지요. 집안 가득 퍼지는 캐럴 송과 오색 불빛은 정말로 순수함으로 가득 차기만 했던, 제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날 밤, 여느 때 같았으면, 벌써 잠에 들었을 어린 영혼은 막연한 설렘에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며 잠 못 이룹니다. 보다 못한 어머니는 나지막이 말씀합니다.



“크리스마스 전 날 밤에 깨어 있으면 할아버지 못 오신대.”



이 말이 끝나자마자 어린 저는 후다닥 잠을 청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예측하는 것처럼 크리스마스 아침, 산타클로스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선물 꾸러미가 내 옆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사탕과 초콜릿, 그리고 묵직한 선물 꾸러미는 한 명의 어린이를 흥분도 100%로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흥분은, 바라던 것보다 더 좋은 것을 받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산타가 제게 주고 간 선물은 장난감 총이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라고 해야 할지, 저는 저보다 몇 년을 더 산 인생 선배에 의해 산타클로스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참으로 눈치 없는 선배, 배려 없는 ‘어른 아이’였던 것 같습니다.



산타클로스와 장난감 총



이젠 더 이상 성탄 이브의 밤이 설레지 않는 나이가 된 제 자신은, 산타의 존재 자체가 허구라는 것, 그리고 그 허구의 인물을 연기한 분이 누구신지 알았다고 해서 아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 맘 때가 되면 그때 그 시절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린 아들의 동심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트리 장식을 사고, 선물 꾸러미를 준비하는 부모님의 손길. 그리고 그것을 자신에게 준 사람이 엄마 아빠인 것을 까맣게 모른 채 제 3의 인물이 가져다 놓고 갔다며 철석 같이 믿는 순진한 아들을 보며 마냥 귀여워하셨을… 그 광경들이 그립습니다.



그 놀라운 기적이 참으로 감사해서 이제는 다 커버린 아들이 바리바리 선물을 싸들고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굳이 분장하지 않고 너털웃음 지으며 퍼포먼스를 하지 않아도 만일 그럴 수 있다면, 굉장히 행복해하실 텐데 말입니다.



오늘의 B급브리핑이었습니다.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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