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편견 담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VEOFTEARS Sep 11. 2016

4년 전 오늘... 소셜 미디어의 남긴 글을 마주하며

장애인의 이동 구조



a. 보조인이 없을 때



1. 어렵게 혹은 얻어걸려 약속 잡음

2. 나가기 전까지 부모 혹은 형제의 도움 필요

3. 나감 (장애인의 고충도 수반되지만 동행인이 더 함, 고로 다시 안 옴)



b. 보조인이 있을 때



1. 1년이든 2년이든 중개기관에 죄송하다는 말만 듣다가 간신히 옴

2. 보조인은 시간 때우기 알바로 생각하다가 아뿔싸 함

3. GG 칠 타이밍 찾음 (작은 임금, 쉽지 않은 노동력 때문에) (2.3.번 지속)

4. 어렵게 혹은 얻어걸려 약속 잡음

5. 나가기 전까지 보조인의 도움 필요

6. 지출은 이용자(장애인) 혹은 그의 지인 등이 지불

7. 힘들다고 생떼 혹은 성질 냄

8. 달래줌

9. 이 같은 현상이 몇 번 지속되다가 GG



c.

a, b의 경우 필요 없음 (경하거나 독불장군 혹은 유아독존 형)



* 주: gg) 게임용어- GG는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e스포츠 경기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Good Game의 약자이다. "좋은 게임을 하자"와 "좋은 게임이었다"라는 의미이며, 설명대로 경기 시작 시와 경기 포기 시에 쓰인다.  



이런 순환식 구조를 띤다. 사실 이것이 선순환인지 악순환인지 모르지만 앞서 나열한 구조는 100의 90은 이렇다고 해도 무방하다. 문제는 이들의 노동력이 아니라 지구력이다. 나를 허깅하고 리프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노동력은 반드시 힘이라고 하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지구력이 있으면 인내하게 되고 인내하면 이용자가 보조인의 부족한 테크닉을 알려준다. 다시 말해 조금 더 쉽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생생하게 매뉴얼을 제시해 준다.



지구력이 없기 때문에 듣지 않게 되고, 듣지 않으니 방법을 모르고… 이런 구조가 지속적으로 행해진다. 사람을 부린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지능과 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장애인이라고 넋 놓고 있는 자로 치부한다면 그 이상의 발전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노동력이라 하는 것도 불가항력적인 요구를 하는 게 아니다. 하다 보면 요령이 붙게 된다.



난 솔직히 말하면 자매 <이성(異性)>들과 만나지 못한다. 이 같은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자와의 동행이라면 만나주는 자매들이 고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난 자매이든 형제이든 날 세 번 이상은 만나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의 나, 힘들 때의 나를 알게 되고 더불어 내 진가도 알게 되리라. 솔직히 언급한 류의 보조인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긴 하다. 부디 많이 교류하자. 그래서 당신도 나도 서로 알아가자. 지금은 시스템이 별로이니 내가 강제로 만드는 수밖엔 없다.







4년 전 오늘 소셜 미디어의 남긴 글이다. 다소 정리되지 않은 맥과 문장이지만, 때로 ‘날것’이 좋을 때도 있다는 판단 아래 올린다. 사실 4년 전과 현재는 활동보조 서비스의 차이점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본인은 보조인이 비어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사실 그것은 지원자도 없고, 또 있다고 해도 단기간에 끝나기 때문이며 경험으로만 따지면 많은 편에 속한다.



활동 지원제도 자체의 비난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보다도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현실은 연애와 결혼에 큰 영향을 준다. 솔직히 결혼과 연애에 관해 그다지 신경을 쓰진 않는다. 쓰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그냥 ‘놓았다.’ 다만 결포자라는 단어는 쓰기 싫다. 불가사의한 미래를 포기라는 어쭙잖은 이름으로 단정 짓고 싶진 않아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으므로 내려놓음도 좋은 방편인 것 같다.



포기, 포기하지 않음 이런 걸 떠나서 또한 굳이 로맨스만으로 규정짓지 않아도 만남은 그 자체로 위대한 것이다. 위대함을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불가항력의 영역 때문이라고 하면 그건 솔직히 문제가 많다. 장애가 내 잘못과 과실이라고 보기엔 아니지 않은가?



이해는 한다. 나도 실은 나와 친근하거나 내 맘에 차는 사람과 만나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그러나 살아 보고 경험해 본 바 내 믿음과 생각이 틀릴 때도 있다는 것. 그 사람이 싫다 좋다의 판단은 만남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커버 이미지는 “Unsplash”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화장 안 하는 여자… 변장하는 남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