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급브리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VEOFTEARS Oct 08. 2016

MS의 말, “난 누구? 여긴 어디?!”

스물세 번째 B급브리핑

<일러두기>

B급브리핑 글의 형식은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님의 ‘앵커브리핑’ 형식을 참조하여 작성했으며, 더불어 이 형식을 빌려 집필하는 것을 앵커님께 허락받았음을 알립니다.



Tears의 B급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바로 어제 (10월 7일) 세간을 뜨겁게 달궜던 단어 ‘MS’.


 

한 대기업의 이니셜입니다. 어제 있었던 일을 꺼내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시고 또 그에 대해 구구절절 언급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누구나 다 알 법한 기업의 이니셜을 들으며, 엉뚱하게도 제가 떠올린 단어는 바로 ‘무시’였습니다.



사람은 당연하게도 타인에게 존경과 높임을 받으려 합니다.



비록 나 자신이 아무개보다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 부족함은 모른 채 <저 사람보다 네가 낫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모순된 점이자 인지상정입니다.



그만큼 사람은 존경이 없는 공간에서 탈피하기 원하고, 조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을 인정해 줄 새로운 곳으로 움직이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시는 더구나 원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매일, 매시간, 매 초마다 무시를 경험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죠. 이를 테면 돈 없고, 백 없고, 질병을 가진 사람과 사람들 말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런 분들에게 잘못이 있는 건 아니죠. 그저 세상에 태어나 보니…, 혹은 열심히 살다가 한 순간의 실수로…



다만 그렇게 된 것뿐인데 되돌아오는 것은 무시와 매몰찬 시선, 그리고 혀를 끌끌 대는 조롱의 소리들입니다.



어쩌면 그렇지 않은 분들 그러니까 무시와 조롱과는 거리가 먼 분들은 이렇게 말하실지도 모르겠군요.



“이거 봐! 그건 당신의 자격지심 아닌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하루에도 몇 번씩 메아리치는 무시의 소리를 외면만 하기에는 때로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끔은 무심코 들려오는 무시의 음역대를 과감히 뮤트(Mute)하고 싶기도 합니다.



교과서 바른생활과 도덕에서는 끊임없이 인간의 평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이지 당연해서 당시엔 하찮게까지 여길 정도였거늘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그것을 왜 지독히도 염원해야 하는 걸까요?  




끝으로 장애인 입장에서 한 가지 말씀드리면



관계란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졌고, 누릴 이유도 충분한데 어이해 안녕하시냐는 인사 한 마디로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 관계는 제쳐두고라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것이 왜 이리도 어려운 것인가?



이토록 깊이 세상에 퍼져서 굳이 한 곳에 정착할 필요가 없어진 무시, 아니 MS가 만일 생명이 있어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중얼거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난 누구? 여긴 어디?!…”



오늘의 B급브리핑이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프리카 청춘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