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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Oct 30. 2016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스물네 번째 B급브리핑

<일러두기>

B급브리핑 글의 형식은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님의 ‘앵커브리핑’ 형식을 참조하여 작성했으며, 더불어 이 형식을 빌려 집필하는 것을 앵커님께 허락받았음을 알립니다.



Tears의 B급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가을은 풍요와 넉넉함을 누릴 환희의 계절입니다. 벼는 누렇게 익은 채 고개를 숙였고, 각종 열매들은 그야말로 실한 자태를 뽐냅니다. 매년마다 보게 되는 광경이지만 볼 때마다 외마디 함성으로 놀라고 또한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 맘 한편은 뿌듯하죠.



풍요와 감사의 계절 가을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고, 변한 것은 없습니다. 늘 그랬듯 자연은 섭리대로 흘러가고, 사람이 쉴 수 있는 그늘도 여전했죠.



그러나 올 가을은 유독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길어도 정말 길었던 여름의 그림자가 인간의 인내력을 삼켰고, 그러다 지쳐 눈을 깜빡였더니 적응하기 힘든 한기가 곁에 찾아왔습니다. 그 기세가 참 맹렬해서 이대로 겨울로 직행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이처럼 날씨의 변덕이 심했기에, 우리 사는 사회라도 평온하길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바랐습니다. 그러나 그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며칠 전부터 알려진 일련의 사건들은 그저 놀라움의 연속일 뿐입니다.



놀라움이 존재하곤 있지만 평범한 서민들은 늘 그랬듯 내일이 없는 것처럼 바쁘게 살고만 있습니다. 경쟁의 과열이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사람들. 때로는 근본을 탓하는 수저 논란을 하다가도 이내 침묵해야 하죠.



치열한 입시제도, 직장 서바이벌 게임, 연애와 결혼 따라잡기, 그리고 혼밥 혼술족의 증가



이 모든 것이 참 안타까우면서도 금세 수긍하게 되는 삶의 모습들.



우주 한가운데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그저 푸르른 점의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푸르른 점의 가치가 가볍게만 보이지 않음은 모든 삶의 움직임들이 버릴 것 하나 없이 다 아름답기 때문은 아닐지요.



막다른 골목과 길의 끝에는 다시 새로운 길이 있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미 저를 비롯해 많은 분들께서 믿지는 않으시겠지만 이왕 앞서서 동화 같은 이야기를 꺼냈으니 마무리도 그렇게 하지요.



혹시 오늘 (10월 30일)의 날씨를 마음껏 누려보셨는지요? 비록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곤 합니다만 조금 옷을 두텁게 입었다면 그다지 춥게 여겨지지 않던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따싸로운 가을볕 때문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낮에 내리쬔 볕은 몸만 따스하게 한 것이 아니라 한 단어로는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로 밝고 빛나서 지친 삶 속 한 가닥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제 맘 한편에서 들려온 노래  



김동규 氏 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네. 아름다운 선율이 담긴 노래 가사에는 어느 한 명을 지칭해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10월은 어느 한 명이 아닌 모두를 사랑하기 좋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10월의 오늘은 참 멋지게 느껴집니다.



오늘의 B급브리핑이었습니다.



본문 이미지는 “Unsplash”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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