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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Oct 22. 2016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



난 단지 널 그리려고 했던 것뿐이야 

옆에 스케치북이 있어서 

때마침 네가 앞에 있어서



그것뿐이었어 

다만 몇 분 지나지 않아서 

내 손은 스케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지 



재앙 수준이었거든 



그래서 내 머릿속에 

널 담기 시작했어 

역시나 아무 제약이 없었지



그러다 

너의 목소리가 그리워지기 시작했어



물론 그 바람대로 

쉽사리 네 소릴 들을 순 없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갈망하게 됐어 



그렇게 시작된 거야 

사랑이라는 거 



점점 더 시간이 흐르면 

바라는 건 많아지고 목말라지는 

이기적 모순 



그 모순에 휩싸여 

나 자신을 싫어하게 된 순간 

너무 늦게 깨달았어



돌이킬 수 없이 

많은 부분 너로 둘러져 있다는 걸 



이젠, 이 숨바꼭질이 힘겨워



이런 덧없는 

게임을 그만해야 해 



어쩌면 난 그럴 수가 없을지도 몰라

너의 모든 흔적과 기억을 

지우는 건 어렵지 않아



하지만 난 이미 그때 

스케치북 속에서 

내 머릿속으로 옮겨 담을 즈음부터

널 새겨버렸거든…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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