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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Dec 28. 2016

앉은뱅이의 소원… 일상으로의 귀환 그리고 걸음의 반복

스물일곱 번째 B급브리핑



<일러두기>

B급브리핑 글의 형식은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님의 ‘앵커브리핑’ 형식을 참조하여 작성했으며, 더불어 이 형식을 빌려 집필하는 것을 앵커님께 허락받았음을 알립니다.



Tears의 B급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하늘의 황태자 독수리는 여느 조류들을 능가하는 시야를 갖고 있습니다. 날개를 펴고 한껏 멋들어진 본새로 활공할 때도, 또 고지대에 앉아서 땅을 바라볼 때도 그 놀라운 시력은 변치 않습니다.

 


2016년이 저물어 갑니다. 아쉬움을 켜켜이 가슴속에 채워 봐도 돌아오지 않을 2016년의 날들은 앞으로 3일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간직한 채 저만의 송별회를 진행해봤습니다. 돌이켜보면 2016년의 삶은 마치 독수리와도 같았던 것 같습니다. 흡사 앞서 말씀드린 독수리의 모습처럼…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그 모습을 동경했는지도 모르죠.



저는 앉아서 세상을 바라봤습니다. 사실 이런 삶은 제겐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세상은 제게 무한한 외로움을 선사하고 싶어 하지만 정작 저와 같이 이 별에 사는 동료들은 제게 하나 같이 커다란 인내심, 또렷한 정신력, 재빠른 판단력을 바라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습니다. 



동경에 의한 실현(實現)이었을까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는 그들의 요구에 최소한이나마 보답하는 것이 제 삶의 일부 목표가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앉아 있지만 멀리 보는 눈을 신께로부터 선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민첩한 눈치와 세밀한 마인드가 있다 할지라도 인간의 능력은 부족하기 마련이죠. 



그래서 오늘 (12월 28일) 제가 정한 키워드는 ‘앉은뱅이의 소원… 일상으로의 귀환 그리고 걸음의 반복’입니다. 



11월이 저물 때쯤 큰 실수가 있었습니다. 그 실수는 곧 제 몸의 아픔으로 연결됐고, 때문에 씻을 수 없는 후회의 조각도 하나 더 생겼습니다.



‘사람이 태어나 어찌 한 번쯤 아프지 않을 수 있으랴’하고 애써 마음을 다잡고는 있지만, 가뜩이나 움직이기 어려운 저로서는 2차 부상은 그야말로 치명적입니다. 다른 이들이 저로 인해 고생하기 때문입니다. 그 광경을 보는 제 자신은 견디기 어려운 날들이죠. 



이젠 말 그대로 제 자리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물론 아픔은 언젠간 치유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마냥 장밋빛 미래만을 상상할 수 없는 현재의 저로서는 부디 지금보다 더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시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바라지는 않지만, 행여 당신도 아플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말입니다. 



비록 독수리의 천리안을 꿈꾸다 그 오만함에 걸려 스스로 넘어진 불쌍한 영혼일지라도 당신을 늘 생각하는 존재,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갚거나 더하기는커녕 실수만 한 존재에게 한없는 관용을 베풀어 주시기를. 



다가올 2017년에는 평범한 일상의 날들이 다시 찾아오길



그리고 욕심을 키워 본다면, 걸음의 반복이 가능해지는 기적의 날도 허락되길…



오늘의 B급브리핑이었습니다.



※ 사족

앉은뱅이란 단어는 적절치 않을 수도 있지만 저를 의미하는 것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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