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을 생각할 때 그 바탕에 어둠, 즉 암흑이 없다면 별은 빛날 수 없다. 어쩌면 어둠과 빛은 한 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2016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배우 한석규 씨의 소감 중 일부입니다.
저는 본래 빛과 어둠을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으레 선(善)과 악(惡)으로 나누기도 했습니다.
한데 그런 저에게 이런 소감은 제 마음에 적잖은 울림을 줬습니다.
흔히 사람도 별에 비유되곤 하죠. 그것은 아마도 사람 자체가 자신이 빛나길 갈망하는 존재이기도 하고, 또 빛나는 별보다도 더 소중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어둠… 어둠은 빛을 띄워주는 조연배우와도 같습니다. 아무리 작은 크기의 빛이라고 해도 아름답게 보이도록 돕는 것이 어둠이니까요.
이처럼 빛의 위대함이 극대화되려면 어둠이 필수요소라고는 하지만, 그 대가로 세상의 빛인 우리들은 지난날 오래돼서 짙어져 버린 암흑의 세상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습니다.
다시는 없어야 할 한숨 가득했던 시간들. 그러나 아쉽게도 몇몇 개의 조각들은 새해에도 여전히 남았습니다.
한편으론 덜컥 겁도 납니다. 새 날은 열렸지만 늘 그렇듯 다가 올 어둠에 대항해 싸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모습은 어제와는 다를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작디작은 별이 사람들이 바라봐 주지 않아도 늘 그 자리에서 발광(發光)하듯 사람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삶을 향하여 빛나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어차피 어둠과의 동행이 숙명이라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지…
암흑의 세상이 장기화될수록 내가 필요한 곳은 많아질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내가 지닌 빛의 밝기는 점점 밝아질 것이다.
마냥 편안한 거 아니냐고요? 아뇨.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모든 어둠을 감당할 수 있는 존재이니까요.
마지막으로 2016년에 새삼 알게 된 교훈 하나를 꺼내봅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