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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Sep 29. 2017

어느 가객의 시… <서른 즈음에>

서른여섯 번째 B급브리핑

<일러두기>

B급브리핑 글의 형식은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님의 ‘앵커브리핑’ 형식을 참조하여 작성했으며, 더불어 이 형식을 빌려 집필하는 것을 앵커님께 허락받았음을 알립니다.



누구나 스스로의 나이에 대한 무게는 스스로 감당해가면서 지냅니다. 일정 부분 포기하고, 일정 부분 인정하고… 그러면서 지내다 보면, 나이에 ㄴ(니은)자 붙습니다. 서른이지요.” 




대중이 보내주기 싫어하고, 안타까워하며 또한 여전히 사랑하는 가객 故 김광석 씨가 남긴 말입니다. 마치 시구와도 같아 보입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서른이 주는 무게에 대해서 간결하면서도 강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조용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러다 이 한 줌의 감탄이 곧 우매하다고 느껴진 때는 그의 노래 <서른 즈음에>의 가사를 다시 되뇌었을 때입니다. 



점점 멀어지며 조금씩 잊히면서 그렇게 그렇게 하루 역시 멀어지는 것. 분명 그것은 혈기왕성해서 치열한 세상과 현실 싸움을 할 때 누가 이기나 보자 하고 내뱉는 독기와는 또 다른. 시간이라는 훌륭한 선생님 덕에 이젠 뒤도 돌아볼 줄 알게 된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였기에 그렇습니다. 



나이에 ‘ㄴ자’가 붙는다는 것은 어쩌면 그다지 큰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ㄴ자의 시작인 서른은 모든 것이 서툴고 어설프며 빈틈이 많은 시간이죠. 동시에 그 서툶과 어설픔과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잔인함도 있기에 늘 발을 동동거리며 진퇴양난의 삶을 살아야 하니 과연 비난만 할 수 있을까. 



서른의 나날들은 곧 저의 날이기도 해서 이참에 역성 한번 들어봅니다. 



아직 채 익지도 않은 과일과도 같은 애매한 서른의 청춘을 향해서 누군가는 변호인이 되어줬으면 좋겠고, 또 다른 누군가는 힘껏 안아서 자신의 가슴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차, 멋지고 예쁜 애인, 결혼, 육아 같은 뻔한 스토리 말고 눈치 보지 않는 나만의 라이프를 살았으면 좋겠는데… 하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서른의 오늘은 피어올라 사라지는 연기처럼 그렇게 지나갈 테니까 무의미한 것 같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서른 하고도 다섯 해를 떠나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포기와 인정을 포개가며 살아왔지만 그래도 그것이 옳은 방법 또는 옳은 길이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나이의 값을 잘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긴 한데 그나마 하나 위안을 삼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야 ㄴ자의 첫걸음이라는 것입니다.



마흔, 쉰, 예순, 일흔, 여든, 아흔… 



비록 서른의 삶이 맘에 들지 않아도 아직 벗 삼으며 살아야 할 ㄴ자는 많이 남았으니 설사 일생 가운데는 게임에서의 튜토리얼 모드 즉, 연습 모드가 존재하진 않지만 부진했던 어제를 연습이라 생각할 수 있다면 매일 이별하며 사는 서른의 오늘이 조금은 덜 서글프지 않을까. 



오늘의 B급브리핑이었습니다.



작가의 말
치열하고 처절한 서른의 청춘을 응원합니다!!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서두의 작성한 故 김광석 씨의 이야기는 JTBC 소셜스토리 영상 시청 후 작성했음을 밝힙니다.



출처 = 유튜브  

채널 = JT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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