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VEOFTEARS Dec 09. 2017

당신과의 미완성을 감사합니다

아니, 감사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신은 내게 어떤 존재라기보다

그저 당연한 어떤 것이었습니다

이를 테면 



아름드리나무 

햇빛 

공기

비 같은



위대하지만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신의 창조물 



그늘을 만들어 시원케 하고

컴컴한 세상을 환하게 비추며 

삶을 이어가게 하는 원천

마른 대지를 씻기는 어마어마한



한데 

그 소중함을 잃어버립니다

아마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서인지 모릅니다

 


당신과의 조우 역시

특별한 대가가 필요하진 않았습니다

그저 때가 되고

거기에 머물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너무 소중했고

아깝기까지 할 정도였으니 

당신이 참 많이 좋았나 봅니다



가정이지만 

내 사랑이 당신에게 닿아서 

평생이라는 무한대의 시간을

함께할 권리 부여받았다면



행복했을까 생각해봅니다 



대가가 없어 

가치를 망각하는 우매함 

당신을 곁에 두고도 범한다면



모습만 하나인 

퇴색되어가는 마음보다

모습은 둘이지만 

여전한…



그런 잔잔함과 애틋함이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그래서 난 

당신과의 미완성을 감사합니다

아니, 감사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말
솔직하게는 미완성보다는 완성이 더 좋긴 합니다.


본문 이미지는 “Unsplash”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