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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May 05. 2018

그럴싸한 워딩… 과연…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지난 며칠간은 3년이 다 되어 가는 시간 동안 브런치를 통해 집필하면서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 업로드 한 세 개의 글 중 두 개의 글이 이른바 리커맨디드 아티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명실공히 대중 앞에 대표적 글쓰기 플랫폼으로 자리한 이 곳에서 그것도 리커맨디드라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절대적으로 믿는 하늘 아버지께 영광을 돌렸다. 



물론 그 두 개의 글은 요즘 그야말로 핫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리뷰 글이다. 그래서 어찌 보면 드라마 입지에 편승돼 얻은 한시적 효과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그 안에는 내 나름의 깊은 고뇌가 들어있는 것도 사실이니 꼭 찰나의 행운쯤으로 여기지만은 않으려 한다. 



여하튼 추천 글이 됐으니 브런치와 관련된 사이트에 홍보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었다. 굳이 직접 언급하진 않겠지만 조회 수 역시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그 감사한 순간은 현재 진행형이다. 물론 소위 셀럽이라 불리는 놀라운 필력을 가진 타 작가님들께선 어떨는지 몰라도 적어도 ‘브런치 소시민’이라 자칭하던 내겐 그 역시 놀라운 수치였다. 다시 한번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렇게 감사의 시간을 하나 둘 꺼내보던 순간, 문득 글 랭킹이 궁금해졌다. 랭킹의 기준은 오로지 조회수인 것 같다. 상위 10위 권 내의 글을 보니 그중 십 분의 8은 모두 사랑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때로는 미디어 리뷰로, 때로는 스쳐 지나는 흔적들로 써내려 간 정성들의 주요 키워드였던 셈이다. 더불어 그 안에는 빛을 봤든 혹은 그러지 못했든지에 관계없이 하나 같이 ‘그럴싸한 워딩’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난 속된 말로 무언가 하나에 꽂히면 정신을 못 차린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드라마 하나만 봐도 그렇다. 과거에 ‘굿닥터’가 방영될 당시 시온의 진심을 윤서가 알아주길 바랐으며, 이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역시 진아와 준희의 사랑이 속히 결실을 보길 누구보다 원한다. 



나도 안다. 이것은 가상이며 그저 작가의 잉크 장난의 불과함을… 그러나 이렇게 하나의 활활 타오르는 성질이 모든 분야에 유효하다면 보는 분들이 좀 이해가 되실는지 모르겠다. 



사랑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진짜 사랑을 경험했던 내가 어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있으랴. 때문에 그럴싸한 워딩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다. 생각 같아선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지구의 온 언어를 통틀어 아니 우주의 모든 기운을 흡수해서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정의를 내리고 싶을 정도다. 그만큼 내가 경험하고 누렸던 모든 환희의 순간들은 어떤 것보다 귀했으니까.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고민은 여전히 있다. 스스로 뱉거나 써 버린 그 워딩을 과연 실재화할 수 있느냐다. 물론 여태껏 쏟아낸 워딩들은 결코 거짓이나 위선은  아니다. 그러나 달콤함과 씁쓸함이 공존했던 그 시간을 모두 견뎌내고 이 자리에 온 지금, 과연 내가 과거에 행한 잘못을 되풀이하거나 또는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문제에 있어 그리도 잘 굴렸던 혀와 같이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하지 않을 수 없다.



늘 언급한 것처럼, 과거의 그 사랑이 내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건 무슨 해바라기 코스프레나 영화 속 인물을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영웅심리 같은 게 아니다. 감히 말하건대 나는 더 이상 줄 그 무엇이 없을 정도로 다 주었다. 행여 만에 하나 다시 사랑하고픈 누군가가 내 안에 찾아오더라도 과거 행실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무언가를 줘야 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그 사람은 분명 갈증 혹은 허기를 느끼게 될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부족할 테니까. 



이것이 철저히 내 감정이라면, 필시 상대의 감정도 있을 터. 



세상은 조건부적인 사랑이 없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삼지만 현실은 그럴 수가 없다. 나와 함께한다는 건 곧 인내, 헌신, 희생 같은 묵직한 단어들과 공생함을 의미한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을 만큼… 믿음과 소망보다 훨씬 중요할 정도로 위대하지만 그리고 그 말씀이 기록된 성경을 믿지만 이와는 별개로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가 떠안아야 할 많은 문제들을 바라만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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