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VEOFTEARS May 24. 2019

눈이 부시게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JTBC 월화 드라마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 스틸 컷. 출처 = JTBC 눈이 부시게 홈페이지 內 포토갤러리 게시판.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뒤늦게야 만났다. 종영하고 며칠 뒤… 삶에 우선순위에 밀려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을 그저 마지막 대사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다시 며칠 뒤 JTBC2 채널에서 연속방송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주행 하게 됐다. 그야말로 명작이었다.  



다시, 한참의 시간이 흐른 오늘에야 리뷰 글을 쓰려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몇 마디 얹는 것이… 그러니까, 어떠한 내용이고 배우들의 연기력은 어떤지 같은 어쭙잖은 사견을 풀어내는 게 과연 온당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 말이다. 결코 이 드라마와 관련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어떤 말로 풀어낸들 <눈이 부시게>란 드라마 자체가 선사하는 감동과 감히 견줄 수 있을까 싶다.



百聞不如一見! 독자분들 중에 아직 만나보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망설이지 말고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대신 이대로 끝내면 날로 먹는 것 같으니까 드라마 시청 후 들었던 몇 가지 결심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하나. 오늘을 무가치하게 생각하지 않기

흔히 그럴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은 무가치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듯 그 날이 그 날 같은. 물론 영화 <사랑의 블랙홀>에서처럼 토씨 하나까지 똑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 없는 매일이 가까이 있는 아무개와 비교할 때 형편없어 보이고, 나 자신이 한심하며 무능력해 보이기까지 한다. 딱 요즘에 내가 그렇다. 내 인생은 남들과 달라서 애초에 비교불가다. 때문에 포기하고 산 것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꼭 무언가를 더 포기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힘겨운 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따금씩 찾아오는 힘겨운 시간들과 매번 같은 자리를 걷는 듯한 인생이라고 해도 과연 그게 정말 무가치할까.



시도 때도 없는 비교의 늪에서 살고 있지만 왜 우리는 단 한 번도 이렇게 생각해 보진 않을까.



“저 사람이 내 삶을 살아낸다면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관한 답이 있다면 아마 글쎄 혹은 모르겠다 정도 아닐까 싶다. 그 누구도 나 자신이 처한 인생길을 잘 살아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여기서 ‘나 자신’이라 함은 러브오브티어스라는 작가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의미한다. 각자는 각자의 모양과 사명대로 살아가기 마련이고, 그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건 성과가 아니라 온전히 살아냄을 마치고 또다시 온전히 살아냄을 시작하는 것이다. 인생은 저마다의 역량에 따라 주어지기 때문에 고통이 많을수록 그 사람이 ‘대단한 자’일 가능성이 높다. 조금만 본인의 라이프에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물론 이런 말을 지껄이는 나 역시 잘 되는 건 아니다. 아까도 얘기했듯 나 자신이 형편없어 보이고, 나 자신이 한심하며 무능력해 보이는 현상이 때때로 스멀스멀 기어 나오므로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애석하지만 그렇다 ㅠㅠ



둘. 삶을 감사하기

누차 이야기하지만 잘 되지도 않고 되레 어렵기만 하다. 그러나 하루를 가치 있게 여길 수 있는 단계라면 감사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가진 것에 감사, 평탄함에 감사, 어제와는 다른 일이 있음에 감사, 그리고 나만이 살아낼 수 있는 여정에 감사. 감사가 끊이지 않는 독자분들의 삶 되시길.



셋. 마지막을 돌아볼 때 웃을 수 있게 되길

물론 앞선 두 가지 챕터가 드라마를 만난 후에 한 결심에 지나지 않으나 두 챕터를 써 내려가는 이 순간에… 마음 한켠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쳇 웃기고 있네. 네가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내게는 조그만 것에도 두려워하고 잘못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내 움직임 하나하나가 실수로 이어질 것 같고, 잘못이라는 결과를 낳을 것 같아서 뒤로 물러서 있다.



본질이 아닌 비본질에 마음을 쏟고 애달파하는 것. 그러다가 사라지면 허무함에 못 이기는 바보 같은 삶 대신 우리 모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근본적 본질에 무한한 정열을 쏟을 수 있다면 좋겠다.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판단에 따라 본질의 종류는 달라진다. 당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그것이 무엇이든, 잃지 말아야 할 것들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그 기준을 토대로 선택의 연속인 삶의 여정 가운데 바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 되면 일의 우선순위 역시 달라지리라 믿는다.



그렇게 본질에 입각한 바른 선택들이 이어지면 인생 말미에 나를 돌아볼 때 미소 지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끝으로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들어도 주옥같은 <눈이 부시게>의 마지막 스크립트와 함께 이 글을 맺을까 한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




본문 이미지는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이미지이며 출처JTBC <눈이 부시게> 공식 홈페이지 內 포토갤러리 게시판이고 본 프로그램과 이미지의 저작권은 JTBC에 있음을 알립니다. 더불어 해당 글을 향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게 되더라도 본문에 실린 이미지를 사용하진 않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더 이상 이헌의 공백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