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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Feb 26. 2020

낭만의 시간이 끝나지 않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 ②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 포스터.  출처 = SBS 공식 홈페이지. ⓒSBS & SBS I&M



어릴 적 바른생활이나 도덕 책 속에서 배우는 기본 규범과 예의는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길을 건널 때 질서를 지켜 지나는 것이나 배식을 받을 때 줄을 서는 것, 또 눈앞에 어른이 서 계시면 자리를 양보하는 것 등. 이처럼 사소한 배려는 곧 어릴 적 배움에서 배어 나온다.



허나 안타까운 것은 시간이 흘러서 키가 자라고, 생각은 자라는데 정작 인지상정이라고 불리는 것들에는 퇴보되어가는 느낌이랄까. 어른이 되고 난 후 느끼는 가장 큰 회의감이다. 어릴 적 보던 시험 답안지에는 명품 답을 끼적이고 뿐만 아니라 실천에 마지않던 사람들이 성인이 돼서는 옳지 않은 것을 행하고, 불의와 타협하며, 타인의 것을 탐하여 종국에는 바라는 것이 뭐가 됐든 그것의 노예가 되고 만다.



그릇된 욕구와 신념으로 행보를 지속하다 보면 자신이 얼마나 추악해지고 악취 가득한 자가 되는지를 모른다. 또 한 번 강조한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이렇게 변해가는 자들이 안타깝다. (물론 나도 여기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니라 꿈을 좇기 위해 내는 열심이나 정직, 정의, 진실 같은 인간이 가져야 할 본성 그대로를 추구하는 이들을 향해서 비웃는다는 점이다. 비웃기만 하면 좋으련만, 깊어만 가는 자존심에 못 이겨 냉정하게 일갈해 버린다.



“당신 같은 사람들, 재수 없어.”



하긴 그렇게 말하는 이들 또한 이해는 간다. 마냥 열심을 내고 진심을 다해서 살아 봐야 알아주기는커녕 바닥을 면치 못한다. 밤낮없이 이를 갈고 아등바등 살아도 남들은 날개 달고 비상 중인데 늘 그대로다. 바닥을 전전하든,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이 날아서 시야에 보이지 않든 간에 일생인 건 마찬가지다.



그러니 조금 비겁하고 뽀대는 안 살지언정 공갈도 치고, 잘 나가는 이에게 아첨이라도 떨어서 한 자리 차지해보려는 심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안타까운 부류들에게 감정이입이 잘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러나 이런 이해심과는 별개로, 사람은… 초심을 잃지 말고 옳은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부르짖는 이가 있다. 사람의 목숨을 두고 이리저리 머리 굴리거나 돈을 위해서 신의를 버리는 이들에게 쓰레기라고 일갈해 버리는 사람. 바로 낭만닥터 김사부 얘기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마다 돌담 병원에서 묵묵히 일하는 그를 보며, 정말이지 그가 내가 처한 현실에 나타나 때론 날카로운 창처럼 질타도 해주고, 때론 부드러운 형님의 마음처럼 다독여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기도 했다. 과몰입이라 해도 상관없다.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동감하지 못할 테니까.



40줄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실로 오랜만에 낭만의 꿈을 꾸었다.



조금은 더디고 모자라도 움츠러들거나 타인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담담히 나만의 길을 가보는 것.



대신 순간순간 밀려드는 유혹에 못 이겨 넘어지거나, 반대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두려워 출발도 못하고 숨어버린다면 또 그건 그것대로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것.



사실 지금의 나는, 누가 어찌해서가 아니라 원치 않게 큰 파도가 넘실대는 한가운데 처해 있어 옴짝달싹 하기 어려운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천천히 한 걸음씩 전진하다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놓지 말자. 그 질문을 놓는 순간 낭만은 끝이 날 테니까…

- 김사부's Quote




김사부를 보내며 떠올린

    끝나지 않은 생각들    




1. 누구에게나 실수는 숙명이다. 물론 정도에 따라서 ‘실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사안도 있다. 허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그 의도가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또 그건 그것대로 용납해줘야 한다. 모든 과오들을 꼬집는다면 훗날 내게 돌아올 화살이 두려운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살다가 자신이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됐을 때 그 상실감은 누구에게서 위로받을 것인가. 먼저 손을 내밀고, 그 사람의 눈물이 돼서 함께 울어주길… 그러면 필시 당신의 삶엔 축복이 깃들리라.  


2. 만일 당신에 눈 앞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 자가 거슬릴 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자라 보이기까지 하다면… 어렵겠지만 모자라다고 여겨 무시하거나 애써 외면하지 말고, 상처가 있음을 깨달아 함께 가 보자. 상처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상처가 많은 이일수록 고단한 삶을 살았다는 증거다. 당신이 그의 삶을 그대로 답습한들 그보다 더 좋은 삶을 살아내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그보다 더 큰 분노와 슬픔으로 말미암아 눈물짓지 않았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3. 하루를 살아내고 눈을 감아 잠들 때까지… 또한 그 과정이 계속될수록 느끼는 것은 사람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 사자가 시원한 곳을 좇아서 북극에 거할 수 없고, 집단생활을 하는 하이에나가 결코 밀림의 왕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삶도 그러하다. 오를 수 없는 곳에 오르기 위해 애쓰거나 분에 넘치는 소유를 탐할 때 인간의 말로는 좋지 않다. 바라는 것을 억누르고 살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노력하고 열심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라는 바를 얻지 못할 때는… 미안하지만 그건 이미 당신의 소유가 될 수 없다. 오롯이 당신만이 떠올릴 수 있고, 당신만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소망해 보자.



한석규 님을 비롯한 모든 출연자 분들과 작가님, 감독님 모두 수고하셨고 고맙습니다.

꼭 시즌 3에서 뵙고 싶습니다.
 



본문 이미지는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 포스터 이미지이며 출처SBS <낭만닥터 김사부 2> 공식 홈페이지이고 저작권ⓒSBS & SBS I&M에 있음을 알립니다. 더불어 해당 글을 향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게 되더라도 본문에 실린 이미지를 사용하진 않습니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1> 리뷰 글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2>  관련 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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