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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Feb 29. 2020

Mix Coffee

커피가 있어 다행이다



요즘 같이, 전염병이 온 땅에 창궐해서

옴짝달싹 못할 때

따뜻한 믹스커피가 있어서 다행이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여지라고는 눈 씻고 찾을 수 없는

자비 없는 열기



그 안에서 서로 뒤엉켜 녹아내리는

커피와 설탕 프림의 몸짓은

마치, 한 편의 댄스 음악 같아서



눈 요깃거리를 선사하지



한참을 그렇게

셋의 합동 공연을 지켜보다가 

이내 한 모금 마시면



새로운 하루와 벗 삼을 용기를 주고

간밤에 취했던 고단함에

안녕을 고하게 해 줘



차분한 클래식 선율은

나를 젖게 하지만

가슴속 온기는 주지 않는데



커피가 있어 다행이다



비 오는 날에 창밖 바라보면

시끄러운 전역 아랑곳 않고

묵묵히 나풀대는 나뭇잎을 보게 돼



항체 같은 건 신경 안 쓰고

자기 갈 길 가는 나무 녀석이

가끔은 부럽기도 하지만



별 시답잖은 생각 들 때마다

날 다시, 현실로 소환시켜 주는

고마운 커피



커피가 있어 다행이다  



본문 이미지는 “Unsplash”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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