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불멸의 선물이다
마치 거인이 된 것처럼
세상이 한눈에 펼쳐진다
휑하고 지나는 자동차
분주히 뛰는 사람들
모든 게 먼지처럼 작고 여리고
앙증맞게 보인다
하물며 한없이 올려다봤던
소나무 한 그루도
별수 없이 내 시야 아래다
조금은 무섭지만
세상 만물을 굽어볼 수 있는 곳
그렇다, 나는 육교 위에 있다
다시 세상과 나의 시야가
동일해질 때쯤,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두리번두리번…
그러다 발견한 별들의 고향
동네 문방구
그 안엔 수많은 로봇 친구들이
만나면 반갑다고, “이리 와.”
그들 성화에 못 이겨
거의 매일 동거의 아량을 베푼다
세상과 또렷이 눈 맞춤도 하고
한껏 아량도 베풀고 나니
눈꺼풀은 어느새 무겁다
나 홀로 뿌듯한 마음 가득 채우고
스르르 잠에 젖는다
이 모두는 과거
넓으신 엄마 등에
두꺼운 포대기로 둘러싸였던
영영 녹지 않을 나만의 온기
엄마의 등은
영원불멸의 선물이다
육교 위 불어오는 바람의 청량감도
다수 로봇과의 물색없는 동거도
예고 없는 꿈나라 여행도
모조리 허용하셨던 엄마의 등
보답할 길 찾지 못하고
오늘도 이렇게 잉크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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