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이제 딱 하루하고 몇 시간 남았다. 오늘 쓸 글은 진즉 썼어야 할 내용이지만 타이밍을 제대로 못 맞춰 지금에서야 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난 이미 지난번에 4년 8개월의 대장정, 브런치에 대한 생각들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바 있다. 아무리 니즈가 있어도 또 타당한 이유라고 해도 원하는 일에 대한 기회를 허락해 준 곳을 향해서 쓴소리를 1년에 두 번씩이나 그것도 텀을 두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모양새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쓸까 말까를 내내 고민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의견이 모두의 니즈라거나 타당한 이유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같은 글을 올리려고 결심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단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차마 건의하고 싶으나 엄두가 나지 않는 분이 혹시라도 계실까 봐서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4년 8개월의 대장정, 브런치에 대한 생각들에 실은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존재할 수 있음을 미리 밝히며, 참고로 난 내년 8월이면 브런치 입성 6년이 되는 유저다.
실은 현재도 브런치 관련 고객센터가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허나 그곳에 접수하려면 메일과 전화번호를 기재해야 한다. 메일은 답변을 받는 매개이니 이해하지만 전화번호는 굳이 필요한 건지 궁금하다. 나는 전화번호를 기재하기가 꺼려져 접수하는 걸 지양하고 있다. 전화번호 기재로 인해 문의한 유저/작가들에게 직접 연락이 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데이터베이스의 수집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면, 브런치 베타 시절이나 그 이후인 초창기 시절처럼 메일 접수 업무 담당자가 따로 계신다거나 카톡 플러스 친구로 건의사항이나 궁금증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한다. 이 모두는 과거 존재했던 것들인데 왜 없앤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 모르긴 해도 이 서비스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면 오늘의 이 글은 없었을 거다. 또 유저들은 최대한 매크로 성 답변이 아닌 운영진 및 매니저 분들의 실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것이다.
정말이다. 제발 좀 브런치 북 서비스 좀 바꿔주셨으면 좋겠다. 이 문제는 이미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한 바 있다. 작품을 담으므로 수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좀 아니다. 진짜 명문인 글들은 대대손손 변치 않고, 그 활자와 그 시대의 말씨 풍경대로 흘러 가지만 브런치에는 전문 작가도 계시는 반면, 소위 포텐을 터뜨리는 유저 및 나와 같은 글 유목민들 역시 공존하기 때문에 수정 불가 조치는 정말 가혹하다. 왜 그렇지 않나?! 몇 년 전에 소셜 미디어에 써내려 간 명문이, 길지 않은 세월 흘러 다시금 떠들어 보면 절로 이불 킥이 나오는 순간… 그게 인지상정인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뭐, 요즘은 브런치 북도 페이지 수정은 여전히 불가하지만, 내용은 수정이 가능하다는 이야길 지인으로부터 들은 바 있는데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브런치 북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보통은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 많은 분들이 일반 매거진으로 입문하시는데 지금은 브런치 북 때문에 매거진의 효용성이 떨어진다. 왜냐하면 매거진의 실려있던 내용을 신설한 브런치 북에 넣으면 공유 횟수, 조회수 등이 리셋된다. 그러다가 브런치 북에 매리트를 느끼지 못해 글들을 다시 꺼내려하면, 일반 매거진은 사라진 채 낱개로 남게 된다. 그러면 다시 손수 일반 매거진에 넣어줘야 한다. 예전 브런치 북 프로젝트 때는 일반 매거진으로 응모가 가능했다. 지금 브런치 북 서비스는 여간 많이 불편한 게 아니다. 그리고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점 하나는 브런치 북에 엮지 않아도 모든 글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 작품이 되는 순간이란 슬로건이 브런치 북에 넣은 글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지 않나. 마지막으로, 브런치 북에 넣어야지만 연간 두 번 개최되는 공모전에 제출할 자격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브런치 북은 연재 개념이 크고, 그때그때마다 영감이 떠올라서 단타로 치고 빠지는 나를 포함한 여러 유저들은 브런치 북에 넣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브런치 북 서비스의 전면 수정을 요구드린다.
브런치의 회원은 며칠 전에 확인한 결과 약 180만 곧 200만에 육박한다. 모두는 글쓰기나 독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리라. 그분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면 브런치 북의 개선과 동시에 연 2회에서 4회 정도 분기별로 공모전을 개최해서 자유로운 글쓰기를 장려하는 걸 제안한다. 누차 강조하지만 브런치에는 숨은 고수들이 참 많다. 매년마다 많은 방송국에서 개최하는 노래 오디션들이 지겹다가도 또 막상 시청하다 보면 별천지를 만나게 되듯이 이곳 또한 마찬가지다. 적어도 난 그렇게 믿는다. 2회에서 4회로 기회를 늘려도 필자들은 늘 목말라하고 허기져할 것이다. 허나 이 곳을 단순히 책을 출판하기 위한 디딤돌로 삼는 것도 좋으나, 더 나아가 좋은 글을 가지고 경쟁하는 무폭력 난투장으로 변하면 좋겠다. 하도 캐내서 더 이상 나올 것 없을 것 같지만, 혹시나 하고 다시 파 봤을 때, 옥석이 튀어나오는 기적의 그라운드가 되는 브런치가 되길.
공모전에서의 입상은 말도 못 할 큰 영예다. 그간의 노력과 고생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그런 분들을 조명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지 모른다. 허나 입상하시고 나서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브런치가 주최하는 여러 프로젝트에 주인공이 되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주가 되는 여러 강연들이 꽤나 자주 홍보되는 것은 유감스럽다. 오해하지 마시라. 내가 거기 없다고 이러는 건 아니다. 나는 마치 테스 형이 가르치신 것처럼 내 주제를 잘 알고 있다. 내가 서운한 영역은 따로 다섯 번째 챕터에서 이야기하려 한다. ㅠㅠ 다시 돌아와서 브런치 입상자 분들이나 편집자 분들만 브런치가 준비하는 다수의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되는 건 모양새가 아니지 않은가. 안 그래도 세상은 높이 뜬 사람만 추앙하는데 사실, 모두가 BTS가 되고 임영웅이 되며, 손흥민이 돼야 할 필요는 없다. 이미 여러 경험을 하신 작가님들께는 각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응원해 드리고, 계속해서 새 인물을 발굴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 의견이다.
물론, 이 점은 [브런치 모바일 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유는 이용자 분들께서 아시리라 생각한다. 적어도 웹브라우저에서 보이는 레커멘디드 아티클스의 경우만큼은 좀 자주 순환시켜서 여러 글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거짓말 안 하고, 한 달 내내 레커멘디드 아티클스의 머문 글들이 속된 말로 천지삐까리다. 물론 추천 글이라는 명성에 맞게 좋은 글들도 있었지만 약간 의아한 글들도 많았다. 재미있는 건 꼭 그런 글들이 요지부동이더라. 아니,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렇게 자주 글 쓰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소심) 뻥 1퍼센트도 섞이지 않은 진심으로 말씀드려서 200만에 가까운 브런치 회원들 가운데 필자로 부여받은 사람들. 또 그중에서 최하위 수준의 스킬을 소유한 작가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주 글 쓰는데 한 번쯤은 레커멘디드 아티클스가 아니라 그 윗자리. 기분이라도 좋으라고 한 번 올려주기라도 하련만… 섭섭해요 브런치ㅋ 농담이고 요새 들어 지나치게 목록이 그대로다. 그나마 오늘에서야 조금 바뀌었다. 환기 좀 자주 하세요. 가뭄에 콩 나듯 내 글이 올라가면 그렇게 하루가 멀다 하고 창문을 여시더니… :)
브런치의 기능은 지금도 훌륭하다. 그러나 정렬 기준(우측 정렬이 없다.)의 추가라거나 폰트의 추가라거나 본문을 꾸밀 수 있는 컬러 등을 늘려주었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글자 크기를 키우는 경우, 현재는 본문, 제목 3, 제목 2, 제목 1 순서로 크기가 커지는데 이마저도 한 줄 전체가 통으로 늘어난다. 예컨대 ‘브런치’란 단어를 쓴다고 가정하면 ‘브’는 제목 3, ‘런치’는 본문. 이런 식으로 꾸미는 게 가능했으면 좋겠다.
사실 보기에 따라서는 이전 글에 재탕 같아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꼭 필요한 내용 같아서 적어 본다. 어느 정도 애정도 있어야 이런 글도 쓰지 하고 귀엽게 봐주시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 내일은 올해의 마지막 인사로 찾아 뵐 것 같다.
본문 이미지는 2021 새해 브런치에 바란다 본인 제작 이미지이며 이미지 내 사용된 폰트는 네이버 나눔 에코 ExtraBold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