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40번째 스케치북을 부여받는 자가 드리는 인사
안녕하세요. 작가 러브오브티어스입니다. 작가라는 호칭은 제게 있어 참 소중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몸 둘 바 모를 정도로 부끄러운 탓인지 간지럽기까지 한 호칭입니다. :) 아,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한 달 전쯤 업로드 한 글도 실은 조금 길게 풀어서 써보려고 했었는데 그러자니 너무 또 TMI가 되는 것 같아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최대한 함축적으로 쓰자고 결심한 글이었습니다.
제 고민의 깊이와 방향이야 어떠하든지 간에 저는 늘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는 여러 독자 분들께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계기야 어떻든 제 글을 읽어주시고 친히 구독 버튼을 눌러주신 정성을 보여주셨고, 또 나아가선 댓글과 라이킷으로 응원해 주시는 귀한 마음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작자는 일언반구 말도 없이 잠수를 타 버렸으니, 이중으로 면구스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앞서 언급한 ‘빚’이란 단어마저도 한없이 가볍게 이야기 한 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저의 2021년은 이런 마음과는 별개로 정말 많이 바빴습니다. 오죽하면 저희 어머니께서 인정하셨을까요. 하하! 일일이 열거하지 않고 그저 간단하게만 말씀드리면,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느라 그랬습니다. 그 안에서도 여유로움보다는 바쁨이 지배했다는 것이겠죠. 일견으로는 짐작이 안 되실 수도 있는데 아무튼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새삼 느낀 감정 하나…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참 소중해서 소위 요즘 하는 말로 최애(最愛, 최고로 애정 하는)의 존재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작년과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올해 역시 자질구레하게 아팠던 시간도 제법 있었던 것 같고, 그런 연유로 아플 만한 빌미를 만들지 않으려 치열하게 분투했던 순간도 제 뇌리 속에는 선합니다. 올해는 자의와 타의 포함해서 철저한 자가 격리의 시간을 가졌는데요. 외출도 딱 세 번 했는데 그 모두가 전부 백신 접종 때문이라고 하면 믿어지십니까. 하긴, 독자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
지난 일상의 시간들이 꿈만 같은 역사처럼 느껴지며 그리워하게 됐습니다. 한두 번이 아닌 여러 차례요. 그리고 그때마다 과거에 그리 허락하셨던 주님의 보호하심이 은혜로 느껴졌습니다. 일상이 흐트러지면서 제일 치명상을 입은 부분은 다름 아닌 교회 출석의 어려움이었습니다. 다른 부분이야 코로나19 이전에도 활동이 적었던지라 안타깝긴 하지만 그러려니 넘길 수 있는데 교회 출석은 신앙과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고민이 컸던 것이죠. 또 게다가 그리스도인이 지역사회에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맞닿으면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만일, 제가 교회에 가서 다른 분들께 폐를 끼치게 되는 끔찍한 상황이 온다면 그건 그것대로 힘들 것 같았거든요.
해서, 차선책으로 제가 출석하는 교회의 온라인으로 송출되는 모든 공예배를 드리기로 결심하고 그렇게 예배를 드렸습니다. 제 신앙이 자칫 나락으로 기우는 모습을 스스로가 목도하기 전에 최선을 다해서 예배를 드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습니다. 물론 제대로 해왔는지는 주님만이 아실 것이고 다만, 노력했다는 것만이라도 주님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진정되어 현장 예배를 드려도 이웃들께도 죄송하지 않고, 더불어 주님께서도 흐뭇하실 만한 예배드릴 수 있게 되길 소원합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지속이 2025년까지 지속된다고 하는데 예측이 틀리기를 바라는 마음에 믿지 않으려 합니다. 또, 교회 이외에 여러 곳을 많이 다닐 수 있는 자유로움이 2022년에는 오게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Y 형, T 동생, B 형, C 목사님, J 목사님 등 정말 많은 분들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뵙고 싶다는 말씀 이 글을 빌려 전합니다.
올 2021년에 제가 했던 여러 고민들 중 하나는 제가 해 온 몇 가지 일들에 대한 가치의 유무입니다. 내가 가는 길이 과연 옳은 길이며, 잘하고 있는 걸까. 그저 내가 살아가는 처지와 환경 가운데 묵묵히 살아내는 것만으로, 단지 그것만으로 잘하고 있다고 호응해 주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내내 제 가슴에 남았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그러셨나요. 여러분의 올 한 해 고민은 무엇이셨고, 또 곧 다가올 새해의 소망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런 궁금함을 안고 살아도 저는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러분들이 어떤 삶을 사셨든 오늘을 맞이하셨다면, 그건 필시 잘 견뎌오셨다는 증거일 것이고 지독한 치열함을 이기셨다는 다른 의미일지 모릅니다.
더불어 삶은 또 다른 측면으로 보면, ‘스케치북’과도 같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백지 위에 자신의 이상을 그리다가 혹시 잘못되더라도 그 종이를 뜯어내면 새로운 백지가 나오는… 여러분과 저, 우리 모두는 12장의 종이 위에 각자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면, 새로운 스케치북을 부여받게 됩니다.
특별히, 저는 이제 40번째 스케치북을 받게 됩니다. 설렘이나 감격보다는 엄중함과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앞서지만 하늘 아버지께 의지하며 조용히 나아갑니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복도 많이 받아 누리시고 사랑이 가득한 날들 사시기를 소원합니다. 새로운 시작 가운데 좋은 것 충만히 그리시고 그렇게 그리신 것들 전부 이루시기를 더불어 바라겠습니다.
어제보다 더 쓰고, 어제보다 더 인내하며, 어제보다 더 건강히… 그리고 주님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2022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해 동안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부스터 샷 접종한 지 3일 째라 쉬어야 하는데, 때가 때이기도 하고 그동안 많은 집필을 하지 못한 탓에 그러지 못하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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