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사랑했으면…
사랑은 둘이 할 때 비로소 완성형이 된다.”
이 말은 내가 어릴 적 사랑을 모를 시절부터 있어 왔던 말이다. 그리고 그 이후, 세월이 꽤나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여전히 건재하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아무도 이 생각에 이견(異見)이 없다는 점. 그렇다면 정말 사랑의 완성이 둘로부터 시작되는 걸까?
실제와 미디어의 관계없이, 사랑은 언제나 둘로부터 시작한다. 당연하다. 여자 건 남자 건 그들에겐 늘 사랑할 대상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사랑의 형태가 어떻게 되었든 두 사람의 맞닿음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끔 잊어버리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언제나 사랑의 처음은 ‘혼자로부터’라는 것. 사람의 사랑은 세상의 빛을 만나는 첫 순간부터 갑자기 툭하고 생겨나지 않는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누군가는 혼자의 사랑을 겪지 않은 거의 유일무이한 커플이라고 할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예로 들며 이 같은 나의 주장에 반기를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들도 어차피 우연의 일치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공간에 한 명이라도 없었다거나, 혹은 두 명 모두 한 자리에 있었다 해도 좁은 시야 때문에 서로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들 역시도 ‘혼자의 사랑’, 그 인내의 과정을 거쳤을지 모를 일이다.
두 사람의 사랑. 그 합(合)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 아름다움의 결실 역시 누군가를 남모르게 절절히 사랑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삶은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처럼 시간을 되돌릴 순 없으니 절절한 사랑의 끝이 아름다움으로 매듭지어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긴 해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그것만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할 순 없는 것일까?
어차피 사랑. 그 자체가 이미 완성형일 텐데….”
혼자 하는 사랑은 미련하고 어리석다는 관념은, 사랑의 완성형을 둘만의 모습으로 정형화시킨 사람들의 잘못일지도 모른다. 그런 잘못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은 크나큰 모순이다. 그것이 모순일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사랑의 크기가 얼마큼 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나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짝사랑을 하고 있는 바보>를 만나게 된다. 바보라고 칭하는 이유는 그들이 내게 스스로를 가리켜 바보라고 하기 때문인데, 그때마다 난 이렇게 말하곤 한다.
당신의 바보짓을 지지합니다.”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전부 모습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며, 심지어 습관도 다 다르다. 다른 건 다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사랑의 형태는 어찌 판에 박은 듯 똑같이 규정지으려 하는가?
마음껏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 사랑의 무게가 마치 먼지처럼 가벼울 지라도 혹여 내일 그 대상이 바뀐다 하더라도. 오늘 만큼은 후회 없을 만큼 깊이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하나, 사랑의 시작은 혼자로부터라는 사실 또한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문 이미지는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1996年 作>의 스틸 컷이며 ‘네이버영화’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저작권은 해당 영화 제작사에 있습니다. 더불어 해당 글을 향후 영리목적으로 사용하게 되더라도 본문에 실린 이미지를 사용하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