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끌린다. n극과 s극이 반대되는 자성에 끌리듯 모든 게 비슷하기보다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 했을 때 서로의 결점이 보완되어 좋은 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물과 기름은 섞일 수 없는 것처럼 나와 완전히 다른 성질과의 결합은 오히려 파국을 낳는다. 친숙함과 새로움이 적절하게 섞인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람, 이를 우린 맞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관계에 있어 대개 비슷한 점을 발견하면서 깊어지기 쉽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음이 아닌 다름으로 시작된 관계가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선호보다 불호의 에너지가 크기에 다름 속의 같음에서 느끼는 기쁨보다 같음 속에서 다름을 발견할 때의 이질감은 우리에게 더욱 강하게 다가오며 심지어 우리는 왠지 모를 배신감을 느끼곤 한다.
우린 같음을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아쉽게도 나와 같은 사람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내향적인 사람 둘이 만나도 한 명은 더 내향적인 사람이 되고 활동적인 사람 둘 사이에도 상대적인 치우침이 있다. 이처럼 같음만을 찾으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며 관계의 지속성에도 불리하다. 오히려 시작부터 다름을 인지하고 수용하려 드는 게 점차 긍정적으로 인식되기 쉽다. 물론 나다움을 저버리면서까지 다름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으며 나의 바운더리를 인지하지 못한 채 모든 다름을 수용하는 건 자기 파괴적인 행위가 될 뿐이다.
여기서 재밌는 건 관계 외에도 세상 모든 일에 이처럼 '맞는다'라고 여기는 자기만의 포인트가 있으며 이것을 찾는 게 어쩌면 모든 문제의 해결점이다. 나와 타인,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세상에 필요한 일, 안정과 변화, 이상과 현실 사이의 접점이 이러하다. A와 B 사이의 접점을 찾는 확률을 높이는 데 필요한 건 1. A 또는 B의 파이를 넓히거나 2. 접점을 겨냥하여 던지는 횟수를 늘리는 것. 덧붙여 전자든 후자든 하나가 0이라면 결과도 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