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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i Jun 17. 2024

채식 8년 후 개인적으로 좋아진 점들

다름을 향한 시선과 다름을 대하는 태도

채식을 한 지 8년쯤 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육류, 유제품, 계란을 안 먹는다. 육류만 안 먹으면 페스코 베지테리언이라고 하고 해산물, 육류, 유제품, 계란 등 모든 동물성 식품을 안 먹으면 비건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사이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 것 같다.


채식을 하고 좋아진 점들은 건강상 이점과 환경, 생명에 관한 얘기가 수두룩하겠지만 나는 다름의 향한 시선과 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싶다. 사람들은 다름을 싫어할까. 불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밥을 하루 3끼, 요즘은 하루 2끼를 먹는다. 그런데 먹는 다르면 매일 끼니마다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 그렇게 나는 의도치 않게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나의 다름을 향한 시선과 이를 대하는 태도는 사람들마다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불편함을 느꼈는지 서서히 멀어지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렇구나 하며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몇몇은 지나치게 측은한 시선을 던져 오히려 나를 더 불편하게 만들었고 몇몇은 멋있다거나 대단하다는 칭찬을 해주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곁에는 나의 다름을 그다지 불편함으로 여기지 않거나 조금 불편하더라도 나와 함께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만 남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다름은 껍질을 보고 다가오는 사람과 본질을 바라봐주는 사람들을 구분하는 거름망 역할을 했다.


그리고 내가 타인의 다름을 발견할 때 던지는 시선과 이를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졌다. 나의 다름과 그의 다름의 종류와 정도는 다를지라도 거기서 느끼는 감정은 비슷할 수 있기에 타인에게 공감이 가고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 게다가 나는 알레르기로 인해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하게 되었지만 나의 작은 변화가 환경, 동물 보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은 나에게 커다란 연결감을 준다.


참고로 나는 타인이 무엇을 먹든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내가 존중받고 싶듯이 타인의 선택도 존중하고 싶다. 물론 가까운 사람이 너무 건강하지 않게 식사를 한다면 조금 개선해도 좋을 같다는 의견은 덧붙이고 싶다.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예전에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이해 가능함의 범주로 넘어오는 걸 보니 속도는 느리지만 나도 조금씩 성숙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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