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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나 Feb 12. 2024

세뱃돈 봉투 안이 너무 궁금하다면,

설날에는 복돈을 주고받습니다. 

설날 전부터 복돈에 관한 다양한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세뱃돈으로 적정금액은 얼마일까 하는 이야기부터,

복돈으로 1만 원을 주었더니 도대체 연봉이 얼마냐고 묻는 아이의 이야기,

초등학생 아이에게 3만 원을 주었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봉투를 열어 확인해 보고 이걸로 어디에 쓰냐며 동생 복돈까지 확인하는 아이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에 허탈하면서도 벌써부터 돈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아이의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어른들은 여럿인 조카들이 부담스럽고, 아이들은 여럿 친척들을 생각하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오고, 두 마음이 품앗이처럼 잘 어우러지면 좋을 텐데요.



라라와 루루는 할머니집에 가기 전 미리 복돈에 관한 예절 교육을 시켰습니다. 


1. 복돈은 단 1000원을 받아도 감사한 것

      -  친척들을 만난 것으로 즐겁고 행복한 것

2. 준 사람 앞에서 봉투 확인하지 않기

      - 궁금하면 방에서 몰래 혼자 확인하기


설날 아침, 아이들이 세배를 한 후 세뱃돈을 받았습니다. 감춰지지 않는 들뜬 마음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감사합니다,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밝습니다.


라라는 당장 봉투를 열어 확인하고 싶지만 받은 즉시 열어보는 것은 실례라는 엄마의 당부가 있었기에 근질거리는 손을 꼭 쥐고 참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엄마와 아빠에게도 용돈 봉투를 건네주셨습니다. 앞으로 더 부자 되거라, 하는 말씀과 함께 5천만 원을 담았다고 확인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라라의 눈동자가 벌린 입만큼이나 커집니다. 할아버지가 확인해 보라고 하셨으니 라라는 아빠용돈 봉투를 서둘러 열어 확인합니다.

오천 원과 만 원짜리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가만 이어보니 오천만 원의 의미를 이해하며 아쉬운 마음이 또 고스란히 얼굴로 넘어옵니다. 본인의 봉투도 확인해보고 싶으나 꾹 참습니다.


그 뒤로 이어진 몇 번의 세배 도중 루루가 언니 라라에 대한 이야기를 귓속말로 전합니다.


"엄마, 언니 방에 가서 혼자 열어보라니까 여기서 열어봤어요!"


고개를 들어보니 라라가 뜨끔한 얼굴로 눈이 마주칩니다. 사실 어른들도 봉투 안이 궁금할 텐데 라라도 얼마나 그 안이 궁금했을까요. 라라에게 멋쩍은 미소 하나를 보내줍니다.

일 년 내내 복 많이 받으라고 전하는 세뱃돈으로 모두가 마음 다치지 않고, 아쉽지 않고, 즐거운 명절이 되었길 바랍니다.


진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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