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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rawa Apr 15. 2024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달라

"아이고, 그걸 깜박했어!"


"이것도 주려고 준비해 두었는데, 저것도 해주려고 했는데..."

엄마집에 다녀오는 길이면 한참 돌아가다 보면 어김없이 엄마에게 전화가 와.

차 트렁크 가득

집에서 키우는 닭이 막 낳은 달걀이라던지,

김치, 파김치, 쥐포볶음, 멸치볶음, 깍두기 등등의 갖은 반찬이라던지,

누구에게 선물 받았지만 나를 주려고 아껴둔 식용유, 비누, 샴푸라던지,

온갖 것들을 실어주고는 그래도 잊은 게 생각나는 거야.


요즘 뼈가 안 좋은 나 주려고 곰국 끓여서 얼려둔 것, 해산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전복, 새우 안 먹고 두었다가 나 싸주려고 챙겨둔 것 등등 엄마의 정성은 마음 가득 뿐만 아니라 두 손도 가득 차게 만들어 줄 정도야.


내가 고민이 있다고 전화로 한숨 한번 쉬면 엄마는 밤잠을 설쳐.

이미 결혼해서 가족도 있는 내가 병원에 입원하니 만사 제쳐두고 달려와 간호해 줘.

내가 잘 사는 게 엄마의 행복이라며 웃어줘.


어릴 때 못 받은 사랑을 지금 받고 있는 기분이야.

지금을 생각하며 과거의 모습들은 다시 한번 고이 접어보기로 했어.

엄마에게 못 받아 부족했던 사랑은 내가 내 딸에게 주며 더 채워갈 수 있으니까.


나는 엄마의 무관심으로 아이를 외롭지 않게 할 거야.

커가면서 필요한 지식과 그리고 지혜까지 아이에게 가르쳐 줄 거야.

아이에게 너무 큰 짐을 주지 않을 거야.

힘들 때 함께 있어줄 거야.

지금도, 커서도 아이의 좋은 지지자, 동반자, 친구가 되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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