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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l D Apr 12. 2016

사랑, 사랑, 누가말했나.

#36


문득, 그와의 대화가 생각났다.

"당신은 내가 왜 좋아?"

"예뻐서."


연인 사이라면 한번쯤 해봤을 법한,

뻔한 질문에 대한 유치 찬란한 모범답안.


물론,

연애 초기엔 그의 눈에만 장착되는

콩깍지란 비밀 병기 덕분에

나란 여자가 그리 보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진지했다.

그 진지함이 귀여워서,

대답의 진심 여부와 상관없이 웃음이 났다.


조용히 웃는 나를 보며 그가 물었다.

"왜? 그러면안돼?"

"아니, 안될건 없지... 너무 당연하게 말하길래ㅎㅎ"

"난 네가 예뻐, 그래서 네가 좋아."


우리의 연애는 질문 만큼이나 가볍게 끝이 났지만,

그날의 기억이 남아 가끔 이렇게 웃곤 한다.

끝이 났다고 해서,

굳이 미워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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