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쓰다
https://www.youtube.com/watch?v=uXz1YJYufEY
아침에 관한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꼭 글 때문은 아니었지만 조금 더 일찍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써 보기로 했다.
사람의 존재란 얼마나 불완전하고 주변의 환경에 좌우 되는가! 내내 미세먼지와 황사로 잔뜩 찌뿌렸던 하늘은 모처럼의 봄비로 쾌청해졌다.
좋을 것 하나 없는 한 주의 시간 동안 그래도 이 시간만큼은 기분이 좋아지며 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잠깐 피었다가 사그라드는 것들이 있다.
봄에 흐드러지게 터졌다가 곧 흔적을 떨구고 마는 벚꽃이 그렇고
아침에 살며시 흩내렸다 떠오르는 태양에 말라 버리는 이슬도 그렇다.
그리고 최근 여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뉴스를 바라보는 우리의 분노와 동정도 그렇다.
벚꽃과 이슬은 자연의 섭리지만 우리는 비겁하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내 자신도 그것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들이지만,
애써서 모든 것을 다 불사를 분노와 과잉 동정으로 내 문제를 타자화 시켜버리고 만다.
그렇게 마음은 피었다가 사그라들고, 수치심도 사그라든다.
재작년과 작년을 이었던 촛불이 넘실거렸던 광화문을 떠올려본다.
10년 전 촛불이 넘실거렸던 광화문을 떠올려본다.
지금의 모습을, 우리의 다짐을 잊지 말자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고
함께 몸을 맞대고 스크럼을 짜고 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이
내 것을 위해, 나의 수치심을 감추기 위해 서로를 향해 악다구니를 올리던 모습을 보고 절망했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잊지 않는다.
벚꽃은 빨리 질지언정, 봄비로 인해 사그라질지언정 내년에 반드시 또 필 것이다.
광장에 울려퍼진 아침이슬을 뒷산에서 바라보며 두려움을 느꼈다던 그 사람은 댓가를 치룰 것이다.
피어나고 마르고 또 피어나는 자연의 섭리처럼, 우리 인간들도 계속 피어나고 마르고 또 피어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노래 아침이슬은 1970년 김민기가 지었고 양희은이 노래했다.
양희은의 아침이슬이 유명하지만 김민기가 직접 부른 아침이슬을 더 좋아한다.
김민기도 시대의 아픔에 못이겨 노래로 피어났다 지금은 노래를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