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짓것 해보자고!
7월 14일
11시
의사 선생님을 만나 나의 암에 대해 최종적인
결론을 들었다.
Her-2 positive(3+)양성 전이 없으나 림프절 부어있음
2기 정도(수술해봐야 정확히 나옴)
ki-67 positive(3+ 57.57%)
왼쪽 가슴에 상당히 넓게 석회화가 보여
지금 생긴 덩어리 3.2cm가
선행 항암치료 후 줄어들어도 전절제 수술이 필요.
비타민D 수치가 너무 낮아 주사한대 맞으라고 하셨다.
오늘은 형님과 함께 병원 왔는데
우리 둘이 전이가 없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형님은 가족들 한 명 한 명에게 전화를 하고
나는 입원 전 검사하고.
같이 못 온 남편은 형님과 통화하며
그동안 꾹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목놓아 울었다.
비타민D 주사- 엉덩이에 한 대 맞았다.
맨날 사무실에만 있으니 이럴 수밖에...
앞으론 햇볕 보며 자주 걷기로!
코로나 검사 - 입원하려면 필수. 코에 쑥~ 눈물 찔끔.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시간이 남아
둘이 점심 먹고 공차 한잔.
입원 수속- 코로나 검사 음성이라 수속하고
항암을 위해 입원했다.
2박 3일 정도 걸린다 했고 1인실이 없어 2인실로
배정받았다.
근데 아무도 안 들어와서 혼자 쓰니 좋다.
급하게 정리하고 온 남편은 형님과 교대하고
함께 설명을 들었다.
암센터 여자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책자를 보며
정말 상세히 설명해 주셨고
나는 표적치료제 퍼제타+샴페넷,
항암치료제 베로탁셀+카보플라틴
이틀로 나누어 맞고 24시간 뒤 백혈구 수치
올려주는 주사 맞고
퇴원한다 하니 총 6회 진행할 동안 입원은 필수구나.
각종 부작용을 보니 좀 걱정이지만
내가 누군가 우주 최강 긍정녀!!!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곧이어 영양사 선생님이 오셔서 앞으로의 식단관리와
부작용으로 고생할 때
도움 되는 방법 등 직접 제작한 책자를 보며
설명해주고 가셨다.
이 병원으로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주치의 샘도 주사 놔주는 샘들도 수납창구 직원분들도
어느 누구 빠짐없이 참 친절하시다.
그러니 맘도 편하고 긍정적인 생각이 계속 지속된다.
스트레스도 큰 원인이니...
그런 의미에서 요즘 나에게 스트레스를 준 사람들에게
마구마구 저주를 퍼붓고 있다.
꼭 나처럼 아니 나보다 더 심한 병에 걸려 버려라.
대대손손 그 병이 유전되어라.
나를 아프게 한 몇만 배 이상 고생하며 살 것이다.
이렇게 하루 한 번씩 최면처럼 그들에게 걸어준다.
참 속이 다 시원하다.
예전에도 내가 힘들 때 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에게
이렇게 저주를 마구 건 적이 있는데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그들은 대가를 받았었다.
선의를 베푼 사람에게 악의로 답한 당신들은
꼭 나의 저주를 받게 될 것이다.
오후 2시 30분쯤 미리 수액을 꽂아두고 구토 억제재 같은
부작용 방지제 2팩을 맞고 나서 퍼제타 한 봉지 맞고 샴페넷을 맞았다.
다 맞고는 영양제를 계속 맞고 있다.
수액에 영양제에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가는 것 외에는
저녁도 잘 먹었고 딱히 아픈 곳은 없다.
역시 잠자리가 바뀌어 불편해서 거의 시간마다 깨곤 했다.
아이들 때문에 남편을 보내고 혼자 2인실방에 덩그러니 있으니 좀 무서워서 평소 듣던 레인보우어플로
cbs 라디오를 계속 들었다.
요즘 병실엔 tv도 없네.
하긴 여러 명 이용하면 없는 게 낫겠다.
참 긴 하루가 지나간다.
마치 필름을 다시 감기 한 것처럼 머릿속에서
오늘 하루가 계속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