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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단장 Jun 02. 2022

난 아직 모르잖아요.

얼마만큼 아플지...

7월 15일


주부들은 그냥 누가 해주는 밥이 항상 맛있지만

병원밥은 참... 간이 너무 안되어있다.

그렇지만 원래 이렇게 먹어야 하는데 싶어

꾸역꾸역 먹었다.

암환자라 고단백 저지방식으로 준다 했다.

매일 보던 변을 못 봐 아침부터 배가 묵직하다.

나는 원래 집 밖에 나오면 잘 못 본다.

아... 내일은 성공해야 할 텐데.

 

8시 아침 먹고 30분 뒤 트라펜세미정과

가스모틴정을 먹고 9시 에멘드캡슐을 먹었다.

10시 30분 항암 부작용 억제약 주사로 된 거 한대

팩으로 된 거 2팩 맞고 베로탁셀을 맞았다.

항암이라 하니 좀 걱정이었지만 그냥 또 좋게 생각했다.

빨리 나에게 들어와서 나쁜 것들 다 죽여줘!

고맙다! 잘 견딜게!


12시 좀 넘어 카보플라틴 시작.

1시 점심 먹는데 갑자기 뚝 뚝 소리가 나서 옆에 보니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서 고쳐달라 하고

복도를 왔다 갔다 했다.

밖에 비가 많이 와서 물이 샜나.

금방 고쳐주셔서 다시 복귀.

이 주사는 1000ml 라 꽤 오래 맞아야 한다.

5시 30분 다 맞고 6시 저녁 먹고 7시 트라펜세미정과

가스모틴정을 먹었다.


오늘도 남편은 일 마치고 이것저것 챙겨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둘이서 하던 일을 혼자 하려니 얼마나 힘들까.

그새 수척해진 것 같아 맘이 아프다.

가서 빨리 쉬라고 나 쉬어야 한다고 얼른 집으로 보냈다.

이제 1회 차. 잘할 수 있다.

그동안 힘들게 왔으니 푹 쉬고

재충전하는 기회로 생각하자.

나는 강한 엄마니까.


7월 16일


어제 카보플라틴 1000ml 맞고 나서

플라스마솔루션에이1000ml 맞고 있다.

새벽 5시 30분 혈압 재면서

0.9% normal saline 50ml 맞았다.

어젯밤도 한 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

자도 잔 것 같지 않다.

빨리 집에 가서 내방 내 침대에서 푹 자고 싶다.

6시 30분 플라스마솔루션에이 500ml 남았는데

그만 맞고 정맥에 꽂아둔 바늘 뺐다.

아휴 시원한 거~ 내일이면 또 멍이 들겠다.

그래도 이곳 간호사분들은 모두 한 번에 많이

안 아프게 잘 놔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참 이것도 복이라 생각한다.


8시 아침 먹고 30분 뒤 에멘드캡슐80mg ,

트라펜세미정, 가스모틴정, 라비에트정 먹었다.

아직까지 항암이나 표적치료에 따르는 부작용은

없는 것 같은데 약은 예방차원에서 먹어 두라니

잘 따라봐야겠다.

드디어 아침에 변비 탈출!

하루 건넜지만 매일 안 보면 너무 불편한 사람이라

참 기쁘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기 꼭 실천해야 할 일이다.


밥 먹고 소화시킬 겸 걷기 좀 하고 퍼제타 약제비를

제약회사에 신청하면 10% 정도 환급해준다 해서

전화해 서류 보내달라 했다.

한번 맞는 게 거의 260만 원 들어가고 나처럼

선 항암일 경우는

본인부담금이 30% 발생, 추가 10% 받고나도

52만 원을 결제해야 한다.

다행히 실비보험에서 금액은 나오니 걱정 없지만

후덜덜...

선 항암 6차는 할인이지만

수술 후 12회는 전액 본인부담이라니

이건 돈 없으면 치료도 못 받겠다. 실비보험의 중요성!!!


일단 보험회사에 암진단금 먼저 받으려고

진단서와 조직검사결과지를 창구에서 발급받아왔다.

오늘 5시 30분 백혈구 수치 올리는 주사 맞고 퇴원이라

오전에 일찍 서둘러 처리해 두었다.


점심 먹고 병원 안 정원에서 햇볕 받으며

1000보 정도 걷고 와서

한 10분 졸고 아직 별 부작용 없음에 또 감사하고

표적 치료하면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다 하여

4시쯤 심장초음파도 보고 왔다.

다행히 1차 치료 후 심장에 별 이상이 없어서

계속 표적+항암 하는데 지장은 없다 했다.

휴... 한고비 한고비 항암산을 정복하는 거라더니

그 말이 딱 맞다.


4시 30분 주치의 샘 보고 가셨는데 머리는 곧 빠질 거라고

걱정을 먼저 하셨지만 난 씩씩하게 안 그래도 집에 가서

싹 밀거라 웃으며 이야기하니 같이 하하:)

앞으로 잘해보자 하시니 덩달아 기분이 좋다.


남편 와서 5시 20분 퇴원 수속하고

난 5시 30분 백혈구수 치올려주는 주사를 팔뚝에 맞고

퇴원 후 집으로 왔다.

오는 길에 본죽 들러서 불낙죽, 쇠고기 죽 4끼분으로

나눠 담아와서 냉장고 넣어두고 7시 한 끼 먹고

트라펜세미정과 가스모틴정 먹고

오랜만에 구석구석 샤워하니 너무 개운했다.

벌써 치료 수술 다 끝나고 집에 온 거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일찍 일어날까 봐 늦게 지려했는데 8시 좀 넘어

잠이 들었다.


7월 17일


새벽에 화장실 때문에 두세 번 일어났고 입이 자꾸 말라

삼다수 500ml를 옆에 두고 수시로 조금씩 마셨다.

덴탈 마스크는 집에서도 꼭 계속 착용해야겠다.

감염문제도 그렇고

  하고자입이 훨씬  마르고 좋다.

병원에서 알려준 증조 식염수로 하루 다섯 번 정도

가글 해준다.

아직은 어떤 증상도 없다. 제발 이대로만...


6시 30분

어제 죽을 조금 먹고 잤더니 살짝 배가 고파

고단백 저지방 우유 한잔 데워서 마시고

바나나 까만 점 콕콕 박힌 거 한 개 먹었다.

몸무게를 재어보니 입원 전보다 2.5kg 늘었다.

아무래도 병원에서 주사 맞고 삼시세끼 잘 먹고

좀 덜 움직여서 그런가 보다.

붓기도 좀 부었고.


9시

잠을 설쳐 한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쇠고기 버섯죽 2/3그릇,

바나 나한 개 먹고 9시 45분 (트+가)알약먹고

10시 에멘드캡슐80mg 먹었다.

이게 마지막 구토 억재제인데 이제 안 먹어도 되겠지.

걱정 말자. 오늘도 변비는 없다 :)


11시

남편과 집 앞 공원 40분 산책하고 재어보니

5000보 정도 걸었네 살짝 땀이 나니 개운했다.

샤워 후 휴식하다 12시 30분

가루 선생 인절미 소이 라테+고단백 저지방 우유

총 500ml 마셨다.

낮잠 10분 자고 3시 삶은 완숙 달걀 2개 키위 1개

6시 30분 김치 밥국 만들어 먹고 7시(트+가)알약먹고

저녁이 되니 양쪽 날갯죽지가 좀 아파오고

사타구니 부분도 욱신거리기 시작.

요정도는 참을만하다.


이 정도일 줄만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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