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아프다 아이가...
7월 18일 이후
밤에 한 숨도 못 잤다.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다.
방바닥을 뒹굴어도 보고
아플 때마다 바닥을 손으로 쾅쾅 쳐가며 욕도 해보고
아기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아 구석에 처박혀 있어도 보고.
머리카락은 누가 한 올 한 올 잡고
한꺼번에 확 잡아당기는 것처럼
너무 아프고 욱신거렸다.
얼굴 피부는 다 뒤집어져서 온통 울긋불긋하고
좁쌀 같은 알갱이들이 수포처럼 터져 나왔다.
하루 종일 극강의 뱃멀미를 하고
장은 놀랐는지 멈춰있어
뭘 먹을 수가 없었다.
입맛은 이상하게 변해서 김치를 먹으면
너무 써서 뱉어내야 했고
간을 몰라서 소금을 아무리 쳐도 싱거웠다.
그래도 배는 고파서 침대 옆에 물과 뉴케어(환자용 균형영양식)를
쟁여두고 수시로 마셨다.
이 모든 일들이 파도처럼 나를 뒤덮었다.
난 곧 질식해서 죽을 것만 같았고
우리 집이 1층이 아니었다면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였다.
화장실 딸린 안방에서 거의 열흘을 혼자 허우적거렸다.
그렇게 첫 번째 항암치료가 끝나고 보름 후
머리를 밀었다.
단골 미용실 사장님은 나도 울지 않는데
자기가 훌쩍 거리며 내 머리카락을 잘라주었다.
내 머리카락이 잘려 나가는 슬픔보다
너무 아팠던 두피가 시원해지는 그 느낌이 더 좋아서
나는 울지도 않고 막둥이 아들 녀석과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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