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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Nov 12. 2019

빼빼로 0개.. 모든게 내 '착각'이었다!

1천원짜리 빼빼로가 말해주는 인간관계 점수

1.


올해도 빼배로 0개... 예상했지만, 0개 아재가 되니 기분이 씁쓸합니다.


왜 그깟 빼빼로 0개 받은 사소한 일에 그러냐고요? 빼빼로 0개를 받았다고 내 인생이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음... 왜 내 기분이 나쁠까?


한마디로 짝사랑은 아니지만, 짝우정인 관계가 짜증나기 때문인가 봅니다. 인사치례로 그깟 1천원짜리 빼빼로를 줄 수도 있는데 안 주는 관계... 이런 관계가 의미있을까요



2.


올해 나는 빼빼로 5개를 준비했어요. 5명에게  주려고 준비한 것은 아니고요. 2개는 주고싶은 사람이 있었고요, 그 두사람을 위해서 홍대 수제 초콜릿집에 가서 마카롱 빼빼로 하나를 사고요, 다른 하나는 익선동 '밀도'라는 핫한 베이커리 카페에서 샀어요.


그리고, 줄까 말까 고민스러운 사람이 2명 있었어요. 그 사람들에게 선물할지 말지 고민하면서, 홍대 유명 베이커리 '빵길따라'에 가서 수제 빼빼로 3개를 샀어요.

왼쪽 : 익선동 밀도의 초코쿠키, 오른쪽 : 수제 빼빼로

그 2명에게 줄까 말까 고민하다가 1명에게는 선물했어요. 왜냐하면, 그 전날 나에게 전시회 표를 주었거든요. 내가 관심있을만한 전시회여서 준다고 말하면서요.. 그래서 그 사람에게 선물했지요. 그 마음이 고마워서..


다른 한 사람에게는 끝내 선물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에게 줘봐야 예의상 '고마워요.'라는 한마디 들을텐데, 그게 뭔 의미가 있겠어요? 안 주고 말지...




3.


내게서 빼배로를 받은 분들의 반응은 이랬어요. 우선 깜짝 놀라며 행복한 표정을 짓습니다.


"오 마이 갓!!! 오늘 하루 달달해 질 것 같아요."


라는 말을 하면서, 커피 한잔 마시자고 했습니다. 그래도 고마운 티를 내주어서 고마웠어요.

 

다른 한분은 "오늘 정말 멋진 빼빼로를 주어서 감동받았어요!"라고 했어요. 말 한마디이지만, 진정성이 담긴 한마디였어요.


그렇다고 이 두분과 특별한 사이냐 하면 그런 건 아니예요. 그냥 얘기가 잘 통해서 그래도 자주 만나는 사이라고 할까요?




4.


빼빼로라는 게 도대체 뭘까요? 음... '나는 당신과 친하다고 생각해요.'라는 마음을 가볍게 드러내는 소재라고나 할까요...


사람 마음은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기회에 친함을 표현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경우에요. 나는 매우 친하다고 생각하는데, 빼빼로도 주지 않고 내가 빼빼로를 주어도 의례적인 예의상 멘트를 하는 경우 말이예요.


이런 경우, 열에 아홉은 나 혼자 친함의 정도를 '착각'하고 있는 경우 아닐까요? 물론 이런 소소함을 챙기는 성격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서로 생각하는 친함의 정도가 다른 거죠.


나는 친하다고 생각해서 빼빼로를 주지만, 상대방은 그냥 아는 사람일 뿐인 거죠. 그래서, 밍밍한 예의상 감사 멘트만 돌아오는 것이예요.


그래서, 나는 애매한 한 사람에게는 빼빼로를 선물하지 않았어요. 의미 없는 짓이니까...


'나만의 착각'은 '죄악'입니다. 그냥 그럴 수도 있는 수준이 아니예요. 착각은 '멍청함 (바보같음, 호구)'의 다른 의미죠.


빼빼로데이에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예의상 관계는 정리하기로 했어요. 착각은 죄악이니까요..  



[참고]

그 사람가 이제 인연을 끊을까 타로리딩을 해보았습니다. 음... 느낌 안 좋죠? 무섭고 날카로운 칼들만 넘쳐나네요. 내 마음에 상처를 내 칼들 말입니다.  


관계를 끊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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