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꿈] 하루키, <일인칭단수> 중 '위드 더 비틀스'를 읽고
한 여자애를 지금도 뚜렷이 기억한다. ~ 그때는 1964년, 비틀스 열풍이 세계를 강타한 시대였다. 그녀는 학교 복도를 치맛자락을 펄럭이면서 잰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그녀는 레코드 한 장을 매우 소중한 듯이 가슴에 안고 있었다. <위드 더 비틀스>라는 음반이었다.
내 귓속에서 작게 종이 울리는 소리만 들렸다. 누군가 내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무언가를 서둘러 알려주려는 것처럼.
- <위드 더 비틀스> 중
딩동댕~~ 딩동댕~~
내가 소년 시절 품었던 꿈 같은 것이 이제 효력을 잃었음을 새삼 인정해야 해서일 것이다.
꿈이 죽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실제 생명이 소멸하는 것보다 슬픈 일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때로 매우 공정하지 못한 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 <위드 더 비틀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