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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May 15. 2023

인사담당자가 까놓고 말해주는 다면평가 결과 활용

오피스 빌런 제거법

1. WHY - 왜 또라인 팀장은 다면평가를 낮게 주어도 안 짤릴까?


직원들은 궁금해한다. 회사에서 시행하는 다면평가 결과가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말이다. 내 또라이 상사에게 준 낮은 평가점수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빌런 팀원에게 준 낮은 평가점수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정말 궁금하다. 다면평가를 하지만, 그 결과는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반영되는 것 같지은 않고... 그렇다면 이런 귀찮은 평가는 왜 하는걸까 의구심도 든다.


다면평가라고 하는 제도를 간단히 설명하면, 옛날 옛적 정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는 평가는 위에서 아래로 하는 것이었다. 직책자가 아닌 사람은 평가라는 행위를 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세상이 좋아졌다. 직원도 위에 팀장과 임원을 평가한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도 평가한다. 정말 좋은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직원들은 정말 모른다. 나는 내 또라이 팀장에게 최저점을 주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10여전에 다면평가를 직접 도입하고 운영해 본 전직 인사담당자로서 말한다.

다면평가는 정말 임팩트 있게 중요한 인사정보로서 활용된다고...

다면평가 나쁜 사람은 절대 회사에서 더 올라갈 수 없다고...





2. WHAT - 다면평가 결과 활용이 체감 안되는 3가지 이슈


다면평가가 인사부서의 의사결정에 아주 핵심적인 정보로 활용된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정말 체감이 안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다면평가는 여러 사람의 평균이다.


팀원이 5명인 팀을 생각해보자. 팀장에 대해 5명이 다면평가를 한다. 나는 5점 만점에 최저점 1점을 주었다. 그런데, 팀장의 오른팔인 팀원은 5점을 주었다. 그리고, 나머지 3명은 3점을 주었다. 그러면, 팀장의 다면평가 결과는 3점이다. 즉, '보통'이 된다.


이렇게 평균이 '보통'이 되어버리면, 그 팀장이 실제로 개또라이인 것을 알아도 데이터상으로 또라이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온다. 팀원 중 3명이 실제와 다르게, 인간적으로든 어떤 이유로든 3점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실제로 많이 발생한다. 내가 올해 팀장이 여하튼 밀어줘서 승진을 했는데, 1~2점을 주기는 인간적으로 미안한 거다.


   둘째, 평가결과에 대한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한다.


또라이 팀장에 대한 다면평가 점수가 나왔다고 그 점수만으로 어떤 인사 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 위 임원들이 분석을 하고 판단을 한다.


예를 들어, 앞에서 말한 팀장 다면평가에 대해서 팀장이 문제가 아니라, 팀원들이 문제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프로불만러 1~2명이 전체 팀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팀원들 순환 배치를 먼저 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평가결과 반영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가 없다.  


두명의 팀장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두명의 다면평가 결과는 모두 5점 만점 중 2점으로 낮은 편이다. 그런데, A 팀장은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핵심인물로 다른 사람들도 대체하기 어렵다. 거기다 임원이 면담을 해보니, 내년에는 자신의 리더십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A 팀장은 2점이라는 낮은 평가결과이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다.


반면, B팀장은 2년째 낮은 평가에다가 업무 특성상 대체할 사람이 충분하다. 게다가 임원은 자기 자신이 다면평가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고 인사부서에 어필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B팀장에게서 직책을 뺏어 버린다.


즉, 이렇게 동일한 다면평가점수라고 해도 상황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그리고, 이런 히스토리가 발표되지도 않는다. 그냥, 그 임원과 인사부서만 알 뿐이다.




3. HOW - 또라이 팀장과 빌런 팀원에게 결정타를 먹이는 방법


다면평가 결과가 이렇게 운영된다는 점을 이해했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또라이 팀장 또는 빌런 팀원에게 어떻게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인가이다.


   첫째, 예의상 중간점수 3점을 주는 동료들이 솔직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한다.


다면평가는 여러 사람 평가를 평균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캐스팅보드를 쥔 사람은 회색지대에 있는 동료들이다. 이들이 솔직하게 팀장이 또라이라고 평가하면 상황을 달라진다.


그들에 이제는 시대락 달라졌다고 말해야 한다. 예전에는 최저점이 3점이었다면, 이제는 역량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팀장에게는 1~2점을 주는 문화로 바뀌었다고 상황을 공유해야 한다. 물론 최종 판단은 그들의 몫이지만, 달라진 세상을 알려줄 필요는 있다.


   둘째, 구체적인 사례를 기록해 두었다가 주관식 항목에 작성한다.


임원들과 인사부서 사람들은 숫자만 보고는 판단을 못한다. 그 숫자 뒤에 숨겨져 있는 실제 이야기를 궁금해 한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그 리얼 실제 이야기를 주관식란에 작성해야 한다. 그래야, 임원들과 인사부서 사람들은 그 점수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셋째, 내 평판을 좋게 관리한다.


임원들과 인사부서 사람들은 항상 의심하다. 팀장은 문제가 없는데, 팀원들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그래서 팀원들은 나 자신이 또라이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즉, 내 평판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부여한 그 다면평가 점수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간다.





4. 에필로그 - 오피스 빌런, 내 주위에서 제거하기


회사 생활은 즐거워야 한다. 그런데, 그 즐거움을 방해하는 또라이 팀장과 빌런 동료가 있다면 응징해야 한다. 그 방법이 다면평가다. 위에서 말한 3가지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행동한다면, 그 빌런들을 내 주위에서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웃스개 소리 하나 하련다. 현실적인 얘기다. 빌런에게 나쁘다는 낙인을 찍어서 내 주위에서 제거하는 방법보다, 그 빌런을 승진시켜서 내 주위를 떠나게 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말이 있다. 두가지 방법 중에 어떤 것을 택할 것인지는 현재 상황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그 빌런이 주위 평판도 나쁘고, 윗사람들도 안 좋아한다면 제거하는 방법이 좋고, 그 빌런이 뭐 하나라도 인정받는게 있다면 승진시켜서 멀리 보내는 게 좋을 데도 있다.


여하튼 빌런은 꼭 제거해야 한다. 내 주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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