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숱한 변화를 겪으며 살아간다. 예상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변화 속에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내상을 입게 된다. 과거에도 그랬겠지만, 나는 변화의 폭이 더 큰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크고 작으며, 잦은 마음의 상처를 받으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상처와 마주하고 치유하며 살아가는 것은 저마다 다른 모습이다. 치유력이 좋은 사람이 있는 반면, 작은 상처에도 끔찍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표출되는 고통의 항변이 때론 다른 이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관계는 어느 때나 단순하지 않았겠지만, 더욱 복잡하게 얽혀져만 가는 세상에서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감정은 상당한 파급력의 나비효과가 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세상을 다 얻는 것보다 힘든 일이 내 마음을 정리하고 다스리는 일이 아닌가 싶다. 내 마음조차 스스로 얻고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 어떤 것이 제대로 될 것이며,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마음을 다스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가장 먼저 실천할 것으로 삼은 것은 내 마음의 상태를 밖으로 마구 노출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고 마구 감정을 뿜어내버리면 내 화를 받는 상대도 화가 나게 된다. 표출해서 화가 풀린 뒤라면 더욱 곤란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상대도 화가 나 버렸기에 내 화가 풀렸다 한들 상대의 화를 풀어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면 슬며시 고개 숙였던 화가 다시 고개를 든다. 그렇게 싸움은 시작되고 관계에 틈이 생긴다.
바라던 바가 갈등으로 인한 균열이라면 크게 성공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바라던 것이 단순히 나의 화를 풀기 위함이었다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단순히 참는 것만은 아닐 테다. 스스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이며, 평온의 상태에 이르는 것일 테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마음의 평온과 이어지는 행복감이 마음을 다스리는 목적이 된다. 한 마디로 스스로를 위한 필수적이면서도 가장 공들여 해내는 노력이 되리라.
그래서 바쁘고 조급한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아야겠다. 바쁜 현대인의 생활이기에 스스로를 성찰할 시간적 여유마저 부족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스스로를 헤집어 속속들이 알려는 시간의 투자 없이는 앞으로의 시간이 모두 나의 것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여러 갈등을 봉합하는데 쓸데없는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더 늘어날 테니 말이다.
한 번의 실천은 습관이 되고, 좋은 습관은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마음을 잘 다스려서 관계와 시간의 주인이 되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