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그릭요거트를 좋아하고
나는 그릭요거트를 못 먹는다.
딸이 좋아하는 그릭요거트 집에 가서
토핑으로 얹은 시리얼을 오물거리는 아이를 보며
나는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오늘은 식사 준비를 너무 하기 싫어서)
비빔칼국수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딸과 그릭요거트 집을 나서서
집 주변 칼국수집에 들어갔다.
내가 비빔칼국수를 호로록 먹는 동안
딸은 아들이 좋아하는 주먹밥을 사러 갔다.
뱃속이 든든해진 우리는
손에 든 주먹밥 봉지를 흔들며
나란히 집으로 돌아왔다.
늦게 운동 갔다 온 아들은
땀 묻은 얼굴로 손만 겨우 씻고
주먹밥을 입에 욱여넣었다.
이렇게 오늘 저녁밥이 해결되었다
아이들 식성이 제각각이라
끼니때마다 걱정이 많았었다.
'가족은 꼭 같은 메뉴로 식사를 해야 한다.'
'가족은 같은 시간에 먹어야 한다.'
'아이는 엄마가 먹으라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라는 틀에서 벗어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아이가 내 맘 같지 않다는 걸 받아들이니
(받아들이려 노력하니)
품이 더 들긴 해도 마음은 편하다.
쌀쌀한데 외투 입고 가지 않는다고 소리를 쳐도
의외로 아이는 감기에 걸리지 않고
골고루 잘 안 먹고 아무거나 주워 먹는 것 같았는데도
아이는 안 아프고 잘 큰다.
결국 문제는
'나 같아야 한다'라고 믿는 부모의 마음.
'내 말을 들아야 한다'라고 믿는 부모의 마음.
오늘도 아이는 무사하다.
부모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