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기념우표 구매를 놓쳤다.
달력에 기록까지 해뒀는데 현생이 바빠 날짜를 넘겼다.
아쉬워하는 나를 보던 동료가
"잠깐만!" 하더니 어디에 전화를 건다.
"어머, 만져보지도 못했다고요?"
아쉬워하며 전화를 끊고 나를 보며 말한다.
"우리 아버지가 우체국에 계셔서 여쭤봤는데
만져보지도 못했다 하시네. 구해주고 싶었는데."
BTS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우체국에서 일하신다는 아버지.
제대로 꾸준히 돈을 벌어오는 아버지 아래서 자란 사람들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었다.
선해 보이는 웃음을 항상 머금고
타인에게 독한 말을 잘하지 않는 사람이구나.
고등학교 때 선생님께 불려 가서
'네가 우리 반에서 지원금 받는 아이로 선정됐단다'
라는 말 같은 건 들은 적이
없겠지.
'지원금을 받는 아이'는 불쌍해 보일 거니까
나는 불쌍해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겠다고,
학교에서 잘 나가는 방법은 좋은 성적을 받는 거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공부밖에 없다고 마음먹었던
고1의 어느 날,
그날 복도의 채광,
그날 복도의 소음,
그날 복도의 냄새가
아직도 기억난다.
"우리 아빠는 ○○○에서 일해."라는 말을
너무 하고 싶었다.
아빠도 나름 고군분투했겠지만
그때의 아빠 나이에 가까워져 보니
너무 당신의 성정대로만 산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느껴진다.
그러나 아쉬움을 느끼는 것으로 끝.
내 힘으로 잘 살고 있으니 그걸로 됐다.
어려웠던 시절을 겪은 건 절대 나쁜 일이 아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은 좋아하지 않는다.
아픈 건 진짜 아프다.
안 아플 수 있다면 그건 개인의 복이니 누리면 될 것이고
아플 수밖에 없었다면 조개가 진주를 품듯
살아가며 보석을 찾으면 될 일이다.
지금 나에겐 보석이 많다.
직업, 가족, 친구,
그리고
'나를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이라는 보석.
다 내 힘으로
내가 빚어낸 것들이다.
평탄치 않은 길에서 찾은 보석들이
참 영롱하고
참 단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