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태어났나요?

2023.5.28.

by 하얀밤


이루고 싶은 것을 생각하며 복권을 눌러보세요




매일 토스앱에 들어가서 복권 버튼을 누른다.

오늘따라 '이루고 싶은 것'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루고 싶은 것?

'내가' 이루고 싶은 ?


좋은 엄마, 좋은 친구, 좋은 직장인,

건강, 행복, 사랑.

누구나 떠올릴 문구들이 눈앞을 스쳐가지만

누구나 떠올릴 문구라서 더더욱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언젠가 황심소 유튜브에서 들었던 내용이 기억난다.

황상민 박사님이 연세대에서 강의를 하실 때

학생에게 물었다 한다.


"왜 태어났나요?"


학생이 답했다.

"부모님의 실수로.."


강의실은 웃음바다가 됐을 것이다. 아마도.

그럴 때 웃지 않고 촌철살인을 날리는 교수님.


"그러면 누군가의 실수로 죽어도 되겠네요."


아.

그건 아닌데.




나도 가족에게 환영받지 못한 아이였다고 들었다.

아들을 간절히 바랐던 시어머니 아래에서

머리털과 눈이 까만 아들을 품에 안는 태몽까지 꾼 엄마는

낳기 직전까지 내가 아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한다.

딸이라는 걸 알고는 보기 싫어서 등지고 누웠다 한다.

그러다 방긋방긋 웃는 내가 예뻐서 일주일 만엔가

비로소 제대로 품었단다.


웃는 게 안 예뻤으면 큰일 날 뻔했다.


환영받지 못한 탄생 이야기는

어른이 되어서 들어도 슬프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삶은 시작되었으나

사는 건 내 힘으로 해내고 싶다.

의미 있게 살다가 떠나고 싶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

나만이 할 수 있는 건 뭘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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