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딸이 묻는다.
"엄마, 오늘은 몇 시에 나갈 거야?"
"어딜?"
"나랑 산책 가야지!"
"아..."
딸과 '산책'이라는 것을 몇 주째하고 있다.
봄이 되고 나서부터인 것 같다.
창밖으로 보이는 햇살이, 길이 예쁘다고
집에 있으니 억울하다고 나가자고 한 게
3주째 정도 된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아침 산책이라는 것이 별로였다
주말은 누워서 뒹굴거리는 게 좋았다.
늘어진 엄마를 팽팽하게 잡아 끄는 딸을 따라
억지로 산책 나가는 강아지(가 있을까마는...)처럼
끌려 나가니,
봄꽃이 참 예뻤다.
오전 햇살은 실내에서 보던 것과 달랐다.
집 주변 하천을 따라 걸으면
물살이 햇빛 따라 반짝이고
작은 날벌레가 날고
둑방을 따라 씩씩하게 걷는 어르신들이 보였다.
이런 때 집 안에 있으면
억울한 게 맞았다.
오늘은 딸이 가자는 길보다
더 멀리 더 둘러 걸었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듣던 내게
이름 모를 식물들이 이름을 묻게 하고
물소리가 귀를 열게 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걸을 수 있는
약간은 더운 봄이 정말 너무 좋아서
들뜬 딸의 숨소리가 하하 웃음으로 바뀌는 게 너무 좋아서
봄에 시간이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