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보고싶은 순간들
멀리서 보이는 타인은 왠지 귀엽게 느껴진다. 괜히 사랑스러운 기분이 들어 유심히 바라보게 되는데, 저마다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는 동작을 보고 있으면 뭐랄까…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길이 있다는 비유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내 인생은 오직 나만 살아낼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이 새삼 떠올라 신비한 기분에 휩싸인다.
어렸을 때는 내 눈앞에서 사라지는 사람들에게 나와 같은 일상이 있을 거라고 믿지 못했다. 저 사람들도 나처럼 엄마 아빠가 있고 선생님이 있고 친구가 있느냐고 엄마에게 거듭 물었다. 솔직히 말하면 중학생이 되어서도 타인의 일상이 실재한다는 걸 백 퍼센트 믿지 못했다. (부끄) 흠… 왠지 나 같은 사람에게 책과 영화는 찰떡궁합 친구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SNS가 있어서 타인의 일상이 실재한다는 걸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알 수도 있겠군)
횡단보도 건너는 사람들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생각의 꼬리가 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