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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왁킴 Sep 25. 2021

청소하는 날

걸레를 빨다가






주말을 맞아,

미루고 미루던 청소를 했다.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스팀청소기로 얼룩을 닦으며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났더니

개운한 느낌이었다.



마무리까지 잘해야겠단 생각으로

남은 기운을 쥐어짜,

걸레를 빨았다.



뽀얀해진 걸레를 챙겨

화장실 문을 나서는데

문득,





정말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가 스친다.




"빗자루질만 하면 못 써.

바닥이 영 껄껄하잖냐?

걸레 빨아다 깨끗이 훔쳐야 청소한 것 같지."



그래,

할머니 댁의 노란 장판은

그래서 그렇게 유난히 반들거렸나 보다.




그 순간엔 참 듣기 싫은데,

세월이란 약을 뿌리면

그리워지고 마는

잔소리의 마법.




오늘은 그 마법에 취해

저녁  내

할머니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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