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평 아파트
혼자 계시던 외할머니의 작고 오래된 13평 아파트에서 내 사춘기가 시작되었다.
엄마와 과거의 일을 그다지 터놓고 얘기해 본 적이 없어서 일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나는 10개월 이상의 4학년 공백이 있었다.
아빠가 나를 혹여나 하굣길에 데리고 갈까 염려해서 학교도 보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제대로 양육권을 가져온 뒤 5학년부터 학교를 다니게 되었는데 4학년의 공백이 그리 컸던 것인지 이혼의 충격 때문인지 학교수업을 도저히 따라가질 못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매일같이 먹는 라면에 허벅지는 항상 터져나갈 듯했고 두 턱을 달고 다녔다.
여드름 까지나니 가관단지였다.
자신감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것이 없어
나는 이혼한 엄마의 딸에 공부도 못하고 뚱뚱한 안경 쓴 애라는 타이틀을 스스로에게 달아주고
친구가 없음을 이상히 여기지 않았던 것 같다.
아예 혼자는 싫어 한 두 명 있던 친구에게 집착도 했던 것 같고..
항상 좁은 거실의 티브이 앞에 앉아서 라면을 먹고 바로 앞의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다가 사과잼을 발라먹었던 늘 먹는데 급급했던 내 모습.
갑자기 가장이 된 엄마는 새벽녘까지 시험공부를 하던 때,
나의 가장 한심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세 명이 살기엔 좁았기에 1년 정도 살다가 같은 단지의 25평 아파트로 곧 이사를 했다.
그리 좋은 기억이 많지 않아서 인지 되려 더 컸을 때인데도 기억이 많이 남아 있지를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