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극복하기

내 안의 두려움 바라보기

by 러블리김작가



저는 어릴 때부터 인기가 많았어요

혼자 있었던 적이 없었죠

우리집이 아지트였어요

우리집에 안 온 친구가 없을 정도였죠

매일 열 명씩 우르르 몰려다녔으니까요

저는 노는 애들, 공부 잘하는 애들

두루두루 다 잘 어울렸어요

어려서부터 운동을 잘하고 반에서 팔씨름 1등이라

저 괴롭히는 남자 애들 있으면 때려주고 다녔어요

지금도 누군가 괴롭히면

참을 인 세고

엄청 혼내줍니다 제가 보기보다 힘도 세고

싸움도 잘하고 어디가서 맞고 다니거나

힘으로 져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혼자만의 시간이죠♡

처음이에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제 인생을 되돌아보는 일.

이런 시간이 주어져서 너무 좋군요.

제 소원이

학교 안 나가고,

매일 책만 읽고 글만 쓰는 거였거든요

글밥으로만 먹고 살고 싶었는데

지금 그 꿈을 이뤘군요


제가 좋아했던 남자들이랑은

절친으로 지내거나 꾸준히 연락을 하고 지냈죠

당시에는 남자 보는 기준이 엄청 까다롭고 높았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숱한 고백을 받았어요

중학교 때는 친구들 10명과 롤러스케이트를 타러 갔다가 3명에게 데쉬를 받아서

다음 날 저희 반으로 제가 누구냐고 얼굴 보러 오고 그랬어요

저는 예쁘게 생긴 얼굴 절대 아니고,

그냥 당시 생각해보면 착하게 생긴 얼굴이었던 것 같아요 안경 쓰고 잘 웃고...

고등학교 때도 장미꽃을 들고 기다리기도 하고

방송반 아이가 달달한 멘트를 날리기도 하고

대학 때도...

방송일 할 때는 작가 중에 제일 예쁘다고

소문났었대요 정말 예쁜 얼굴 절대 절대 아니에요

길 지나가다가 데쉬받기도 하고

스토커처럼 따라와서 친구들이 양옆에서 저 지킨다고 방어해줘서 도망가기도 하고...

피디들이 스토커처럼 쫓아와서 도망도 가고

제작사 대표, 돈 많으신 분들...

두세 번 만났는데 결혼하자 해서 황당하기도 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길 지나다 러브레터를 받기도 하고

떡볶이집에서 실컷 아이 얘기했는데

연락처를 물어봐서

친구가 황당해했었어요


저 정말 평범하게 생겼고

부자 아니고 가진 돈 없어요

그런데 이쯤 되면 어떤 생각이 드냐면

저런 데쉬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나쁜 목적으로 다가오나? 오해하게 되고

그냥 도망가기 바빠져요


정말 예쁘면 예뻐서 그런가 보다 할 텐데

내가 만만한가 싶어 져요


이런 일들 겪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철벽 치는 게 몸에 배었어요

도도, 까칠, 무뚝뚝했었죠

친한 사람들에게는 해맑은 친절한 푼수였죠


방송하고 아이 낳고 여러 일 겪으면서

성격이 많이 유해졌어요

특히 방송 일하면서 많이 친절해졌고요

전에는 못 참던 것들도

이제 웬만한 건 못 본 척도 하고

모르는 척도 하고

그냥 넘길 줄도 알게 됐죠


저도 고백해본 적이 있답니다 살면서 두 번이요

한 번은 초등학교 때인데

저보고 심은하 닮았다고 편지 보내고

다음 연도에 다른 여자애랑 사귀어서

제 마음에 큰 상처를 줬던 친구요

어쩌면 그 사랑이 실패해서

다른 사랑을 만나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게 습관이 된 건 아닐까 싶기까지 해요

그 아이를 5년 동안이나 짝사랑했는데

지금은 왜 그 아이를 좋아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건

그 친구는 지금 아내 바보인데

제가 딱 원했던 사람이 그런 사람인 거죠 아내 바보.


두 번째 고백은 고1 때 했었어요

친구들한테 괴롭힘 당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보호해주고 대신 싸워준다고 해서

별명이 정의의 사도였어요

아침마다 그 오빠가 지나가는 걸 바라봤어요

1년 만에 고백했었을 때

반 아이들이 다 응원해줬었어요

그런데 오빠는 저를 순수하고 착한 동생으로만 봤어요 저를 엄청 귀여워해 줬죠

이런 순수한 아이는 절대 건드리면 안 돼 하는 느낌으로.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아이처럼

저를 끝까지 지켜주고 보호만 해줬답니다

뭐... 그때 당시 저는 남자랑 손도 한 번 못 잡아본 아이였으니까요

위에서 말했다시피 제가 눈이 상당히 높고 까다로워서 아무나 안 만났거든요

그 오빠는 그 뒤에 키가 크고 늘씬한 모델 같은

언니랑 사귀었어요 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습관이 아예 굳혀졌나 봐요

지금도 오빠랑은 친한 오빠 동생으로 편안하게 지내는데 지금은 제가 오빠를 남자로 안 본답니다

그래도 남자 보는 눈은 그때 만해도 있었구나 싶어요 인성이 좋은 남자요

그 뒤로는 고백해본 적 없어요 ㅎㅎ


고백에 실패하고, 바로 만났던 사람이 첫눈에 반한 첫사랑이거든요 제 뮤즈였고, 솔메이트였죠

그 사람의 모든 게 전부 다 좋았어요

있는 모습 그대로 다 좋았어요

그래서 그 사람을 바꾼다든지

나에게 맞춘다든지

그런 생각도 안 들 정도로

그냥 있는 모습 그 자체로 좋았어요

이 사람이 저를 많이 바꿔놨었어요

사람을 믿는 법도 가르쳐주고

제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해 주고

제가 뭘 좋아하는지 알게 해 주고

하루의 소중함도 알게 해 주고

진짜 행복이 뭔지도 알게 해 주고

용기 내는 법도 알게 해 주고

저를 존중하는 법, 저를 진짜 좋아할 수 있게 해 줬어요

이별, 슬픔, 잊는 법도 알게 해 줬죠


사실 이 사람 만나면서 제 트라우마 극복 못해서

다른 남자들 계속 만났거든요

저한테 헌신적인 남자도 만나보고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도 만나보고

예술가들도 만나보고

지금 생각해보니...

저 정말 나쁜 여자였나요

키 얼굴 성격 두뇌가 제 이상형도 만났었는데

저는 음식에 불평하거나 종업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거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얼굴은 이상형인데

냉면이 맛없다고 하는 모습 보고

저도 마음이 식어버렸어요

그런데 정말 냉면 맛없었거든요 ㅎㅎ

지금 생각해보니 미안하네요

그 남자가 제게 금방 싫증 내는 타입이냐고

아니라고 했는데

요즘 가만히 저에 대해 들여다보니까

저는 변덕쟁이에 금방 싫증내고 질려하는 성격이더라고요

마음은 첫사랑에게 있는데

다른 남자 만나면서 안 행복해서

불평불만 늘어놓을 때마다

첫사랑이 제게 하는 말이

그 사람이랑 헤어져였어요

참 지겨웠을 것 같아요

네 모든 것 감당할 수 있다고...

그 지겨운 저를 오랜 시간 동안 받아주고

기다려줬는데

저는 트라우마 극복을 못해서

그 손을 또 밀어냈어요

그땐 그게 그 사람을 위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미안하네요

다시 돌아가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젠.

굿바이 했고

이제 다시 그 마음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요


제 트라우마 때문에 극복 못하고

이 사람을 떠나보내고 나서

이 사람이 떠나고 나서

저는 이제야 진짜 사랑이 뭔지

이별이 뭔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사람 떠나고 나서

저는 철저하게 저를 망가뜨렸어요

저를 망가뜨리고 싶었어요

이별에 늘 쿨한 저였는데

이별하며 못 잊는 거 이해 못 했는데

진짜 이별을 난생처음으로 한 거죠

이별이 그렇게 가슴 아픈지 처음 알았어요

그 사람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세상 무너지는 것보다 더 가슴 아팠어요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사실도

위로가 전혀 안 됐어요

그 사람 눈을. 다신 보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저는 정말 철저하게 저를 망가뜨리기 시작했어요

길었던 시간만큼 이별하고 잊는 데도

오래 걸리더군요

저란 사람을 제대로 봐준 유일한 사람이었으니까요

저를 진심으로 좋아해 주고

제 아픔을 알아봐 준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덕분에

제가 왜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밀어내고

진짜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 사람이 내가 좋다는데

나도 그 사람을 좋아하는데

왜 자꾸 그 사람에게 다른 사람을 데려다 놨는지

그 이상한 심리의 밑바닥도 들여다보게 됐어요


아마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런 감정을 평생 모른 채 살았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다음에는 그런 실수 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저는 자신이 없어서

내가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안 들어서

늘 뒤로 물러나고

심지어 다른 사람과 가깝게 해 주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게

그 사람에게 더 좋은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얼마나 그 사람을 고통스럽게 한 건지

나조차 고통스러웠는지 알게 됐어요

트라우마가 그렇게 무서운 거였어요

혼자 극복하기 어려웠던 거죠


그렇지만 그 두려움의 밑바닥을 보고

뛰어넘으려 한다면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해요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요

두 번 다시는 그렇게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한 차례 큰 폭풍이 지나갔어요 제게.

그리고 또 폭풍이 언제 올지 모르겠어요


다만 알 수 있는 건

저는 여전히 하루를 충실히 살 것이고

하루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것이고

사람들과의 친절한 관계 속에서도

소박한 기쁨을 누리며 살 것이고

지난 과거의 아픔을 딛고

더 좋은 글을 쓰고

더 사랑하며 살겠다는 거예요

어떤 순간에도

저를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거예요


남자 때문에

두 번 다시는 저를 잃어버리거나

제 할 일을 못하거나 안 하거나

그런 건 두 번 다시 안 할 거라는 거예요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 밀어내는 것도 안 할 거예요

그 사람이 절 좋아한다는 전제 하에요

그 사람이 절 안 좋아하는데 혼자 그러는 건

스토커 같잖아요


더 냉정히

제 갈 길을 가겠어요

물론 전처럼 밀어내는 건 그만할 거예요

손 잡고 같이 갈 거예요 끝까지.

거기서 멀어지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인연이 아닌 거죠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이라면

저를 기다려주고 제 꿈을 응원해주고

사랑해줄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오늘도

꿈에 한 발 더 다가가길

사랑이 더 행복하길 응원합니다


저는 여러분을 위해 열심히 사색하고

좋은 글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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