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보라작가 Oct 10. 2023

사람을 보는 눈



내가 사람을 보는 시각과 눈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된 건

최근이다

첫사랑은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라 했고

사수선배님도

드라마의 최고 피디님도

나보고 다르다 했지만

어떤 걸 보고 그렇게 말씀하신지 몰랐다


달라진 나일까

아니면 나와 작가의 자아일까

아니면 원래 나의 내면을 본 걸까


서울에 오자마자

친구들이나 언니들이 나를 불렀다

언니는 나더러 진짜 작가라 했다

그러던 중, 내가 언니부부를 보는 시각과

다른 사람이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나더러 교도소에 교화하러 가면

다들 착해질 것 같다며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들 얘기를 하는 게 맞냐 했다


나는 사람을 보는 눈이 따뜻하다

그건 작가로서 길러온 마음과 시각일 테고

방송작가를 하면서 더 키워진

사람에 대한 애정 덕분일 거다

사람에 대해 애정이 있으면

잘못한 일도 덮어주게 되고

행동이나 말 대신 그 속 뜻, 속마음을

보고자 하고

좋은 말 좋은 시각으로 그 사람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기분 좋은 하루를 살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마법같은 언어를 쓰게 된다


내가 첫 번째로 따뜻하게 본 사람은

우리아빠 그리고 엄마였고

친구들이었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방송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따뜻한 시각으로 사람을 바라볼 때

그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럼에도,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은 잊지 말아야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아프면, 말이 날카로워지고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고

주위에 상처를 주게 되지만

정작 상대는 모른다

아마, 나도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처주는 사람이었을지도.

그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받았을지 모르지만.


글 속에서라도, 나는 아픈 마음을 토해내며

살아야겠다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아야겠다


그리고, 다시 사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가슴에 담아야겠다


나는 분명, 나에게 상처준 사람들을

이해할 때도

이해못할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끝까지 갖고 가려 했다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나, 알면서도 힘든 선택을 해야했고

그 힘든 선택을 지키기 위해

나는 말도 못하게 힘든 시간을 지나야했다


그러나, 그 아픔을 토해내는 건

억울함 한은 가슴에 다 뭍으려 한다

토해도 다 토해내지지 않는 슬픔은

가슴에 다 뭍으련다

살다 보면 조금 희미해지는 날이 오겠지

늘상 꺼내기만 하면 지금처럼 아프려고.


내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짓밟고

빼앗으려는 사람들로부터

나는,늘 내 것을 지키고 사수하기 위한

싸움을 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좋아해주는 마음에서

내가 가슴에 뭍으려 했던

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았고

그 좋아하는 마음을 지켜주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그러는 동안 내 마음은 점점 사라졌다


사랑을 만나도

아픈 건 마찬가지였다

너무 사랑해서 아팠다

내 마음이 크면 클수록

그 사람 마음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아팠다


아픔...

내가 한 게 아니었고

그 억울함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노력했다

언젠가 진실을 밝힐 날을 위해서

그러나, 나를 위한다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이 해준 말들이

알려준 진실이 나를 또 한 번 다치게 했다


이제는 안다

내 아픔 슬픔 고통은

내 것이 아니었지만

나로부터 누군가는 빛을 받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만인의 아픔을 등에 이고 가는 자

만인의 아픔을 아는 자


아는 척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부단한 자기 노력으로

아픔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또 쓰며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다


모든 진실은, 글에 기록된다

영상으로 남는다

그 사실이 때로 위안이 된다


기억하고 싶은 것을 기억할 수 있고

단죄해야할 일을 단죄하며

아픔을 치유하며 나아갈 수 있는 시간


내가 숨쉬며 살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






작가의 이전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